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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운임 하락폭… 마지노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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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07 15:26:58   폰트크기 변경      
해운업계, 선박 공급조절 위해 ‘임시결항’ 실시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 HMM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해운운임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불과 1년 새 5분의 1수준 아래까지 주저앉았다. 해운업계는 해운운임의 추가하락을 막고자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ㆍ임시결항)’ 카드까지 꺼내 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전주(946.68)보다 15.60 하락한 931.08을 기록했다.

지난달 10일 해운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불과 한 달여 만에 70여 포인트가 추가 하락한 것이다.

SCFI는 작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확산 영향으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점인 5109.6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들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물동량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현재까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SCFI가 연일 하락폭을 키워감에 따라 전 세계 주요 노선의 해운 운임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 세계 노선 중 선박 운항이 가장 많은 미주 동안과 서안 노선의 이번 주 운임은 1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2321달러와 1200달러로, 전주 대비 각각 70달러, 34달러 떨어졌다. 특히,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39주째 연속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주요 노선인 유럽노선과 남미노선의 운임 역시 가파른 하락폭을 보였다. 남미 노선 운임은 지난주보다 25달러 내린 1TEU당 1482달러, 중동 노선 운임은 64달러 내린 96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해운업계는 해운운임 추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임시결항 등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임시결항은 해운사들이 선박 공급을 조절해 해운운임을 방어하기 위한 일종의 공급조절책이다. 다만, 수천억에 달하는 고가의 선박을 미운행하는 데서 발생하는 손실을 해운사가 감수해야 한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예정된 아시아~유럽 항로의 196편 중 53편이 취소됐다. 같은 기간 아시아~미국 항로에서도 17편이 취소됐다.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도 이 기간 일부 선박에 대한 임시결항을 실시하는 등 운임 하락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물동량이 급증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뚜렷한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지금 추세라면 올 상반기 중 900선(SCFI)이 무너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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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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