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교체하기로 한 가운데 다음주부터 시중은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각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연이은 금융사고 문제로 불안정한 상태다.
은행장들에 이어 각 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들도 절반 이상이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올해 금융권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을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다음달 말 임기 만료되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연임이 결정되는데, 연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들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임 2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취임 이후 은행 실적이 호조세를 기록, 올해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려 연임 가능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의 경우 취임후 실적 향상 및 주가 상승 등을 감안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와 달리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낮은 분위기다. 특히 우리은행은 조병규 행장을 행장 후임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번주 중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진행하는 우리금융그룹은 조병규 은행장의 후임을 최종 선정한다. 지난 22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하다고 판단,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면접 절차를 진행했고, 이번 주 중에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관련 부당대출을 늑장보고했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이사회의 판단이다. 이미 검찰과 금융당국은 조 행장에 이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서도 칼날을 겨누는 모습이다. 불법대출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조 행장은 이같은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이 된 상태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유도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그룹장 겸 우리은행 부행장 등 3인이 거론되고 있다. 세 명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올해 연이은 금융사고로 인해 입지가 불안한 모습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만 6차례의 금융사고를 기록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중대사고가 발생한다면 해당 계열사 대표에게 책임을 묻고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금융그룹들의 계열사 인사가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인사폭도 커질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11곳의 계열사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 부행장들이 각 계열사 대표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올 연말 은행 내부의 임원 인사 폭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사고 등이 계속 된 터라 각 금융그룹마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만큼 인사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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