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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무제한' 금융안정 조치도 역부족…외국자본 유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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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09 16:59:50   폰트크기 변경      

증시, 외국인 매수세 돌아섰지만
개인 '팔자 행렬'에 주가 와르르
정부, 3000억 밸류업 펀드 추가
대외 신인도 하락 방어도 안간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대한경제=이종호 기자]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대통령 탄핵까지, 정치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덮쳤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주부터 긴급회의를 열어 시장 안정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탄핵안 표결 불발로 인한 불확실성만 더 커져 증시는 폭락했고 환율은 폭등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정국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 개인이나 외국인의 투매가 이어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및 코스닥은 각각 2.78%(67.58포인트)와 5.19%(34.32p) 급락했다.

코스피는 1년1개월 만에 24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은 코로나 팬데믹이 휩쓸었던 2020년 4월17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주까지 팔자를 거듭했던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개인이 사실상 투매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7.8원이나 치솟아 1437.0원으로 마감했다. 1450원선을 넘어 1500원도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ㆍ당국이 연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해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최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 시장안정조치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수급에 도움을 줄 밸류업 펀드 중 300억원을 선투입했고 이번주 700억원, 다음주 300억원 등이 더 집행될 예정이며, 이에 더해 다음주에는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증시안정펀드 등도 필요시 즉시 가동하기로 했다.

외환시장 안정에도 총력태세다. 필요시 외화 RP 매입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조속히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발표하기로 했다.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국제금융기구, 해외투자자, 주요국 재무장관, 국제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하고 국제금융협력 대사를 국제기구와 주요국에 파견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금융 자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점검하고,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금운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외국자본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는 게 제일 걱정”이라고 우려했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외국인 투자자본 이탈과 환율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며 대책 마련과 민관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국 불안이 지속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정치적 긴장으로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하방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정국 불안이 한국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변화의 트리거로는 새로운 리더십 선출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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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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