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증가에 시총 늘어
중복상장으로 저평가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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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최근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과거 최고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수 상승폭보다 시총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의 퇴출이 더딘 이유도 있지만, 대기업들이 앞다퉈 쪼개기 상장에 나섰던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 시총은 3038조432억원이다. 국내 증시 시총은 지난 10일 3020조7694억원으로 첫 3000조원 고지를 넘어선 뒤 최고치 기록을 계속 경신 중이다.
국내 증시 시총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이 우선 꼽힌다. 이날 3202.03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올해에만 33.03% 상승했다. 코스피 종가가 3200선 위로 올라간 것도 지난 2021년 9월6일(3203.33) 이후 처음이다.
다만,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21년 6월25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3316.08보다 여전히 3.5% 가량 낮다. 이날 799.37로 마감한 코스닥 지수는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치(1060.00)와 비교해 24.6% 정도 하락한 상태다.
시총 증가가 지수 증가를 웃도는 이유로는 상장주식 수 증가가 꼽힌다. 실제 국내 상장주식 수는 2021년 말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늘어난 주식 수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모자(母子) 회사의 동시 상장, 이른바 중복상장이 차지했다는 점이다. 기업 가치를 두 번 계산하게 하는 중복상장은 대표적인 증시 저평가 요인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중복상장 비율은 2021년부터는 15%를 넘어 지난해에는 18% 수준으로 높아졌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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