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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사람을 삼켰다”…사망 4명·실종 1명ㆍ이재민 5천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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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8 13:34:37   폰트크기 변경      
벼 1만㏊·닭 60만 마리 피해

지난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갑작스러운 폭우로 노곡동 일대가 침수됐다. / 사진 : 연합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틀간 쏟아진 폭우가 사람 목숨을 앗아갔다. 도심 도로와 주택 지하실, 무너진 옹벽 아래에서 숨진 이들이 잇따라 발견됐고, 광주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도 예외는 아니었다. 벼, 콩, 수박 등 농작물이 축구장 1만8000여 개에 달하는 면적에서 침수됐고, 가축 수십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3개 시도, 52개 시·군·구에서 3413세대, 5192명이 집을 떠나 긴급 대피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인근에서는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진시에서는 침수 주택 지하실에서 또 다른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도 오산에서는 옹벽 붕괴로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덮쳐 40대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에서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전날 오후 10시 18분 접수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공시설 피해는 총 496건으로, 이 가운데 도로 침수가 3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방 유실 30건, 토사 유실 6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유시설 피해는 총 276건이며, 이 중 건축물 침수 203건, 벼 침수 28건, 담벼락 붕괴 3건 등이 포함됐다.



18일 광주 북구 신안동 신안교 바닥이 전날 쏟아진 역대급 폭우의 영향으로 무너져있다. 전날 광주에는 하루 426.4㎜의 비가 내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 사진 : 연합 


폭우로 인한 교통 마비도 심각했다. 경부선(서울∼부산), 경전선, 호남선, 장항선, 충북선, 서해선, 전라선 등 전국 7개 철도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대전역에서는 열차 지연 안내문이 부착됐다. KTX는 전 구간 운행 중이다. 묵호∼울릉, 울릉∼독도 등 2개 항로의 여객선도 멈춰섰다. 둔치주차장 119곳, 하상도로 54곳, 세월교 393곳의 출입이 통제됐고, 정전도 45건 접수돼 9건은 여전히 복구 중이다.

이 같은 폭우는 농촌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7일까지 벼와 콩, 쪽파, 수박 등 농작물 1만3033㏊(헥타르·1㏊는 1만㎡)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0.714㏊ 기준) 약 1만8000여 개 면적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벼가 1만1041㏊(84.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논콩 1360㏊, 쪽파 92㏊, 수박 91㏊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충남 서산·당진·예산 등지 피해가 1만2464㏊로 전체의 95.6%를 차지했으며, 경남 지역도 326㏊가 피해를 입었다.

축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우 26마리, 젖소 30마리 등 소 56마리, 돼지 200마리, 닭 60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침수 농경지는 신속한 배수와 흙 앙금 제거가 필요하며, 병해충 방지를 위한 약제와 영양제 살포도 시급하다. 축사는 환기와 분뇨 제거가 우선이다. 농식품부는 간부급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점검에 나섰다.

기상청은 19일까지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에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권과 전북, 대구·경북에는 50∼150㎜(많은 곳 200㎜ 이상)의 추가 강수가 예보돼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중대본은 전날 오후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고, 중대본 3단계를 가동해 범정부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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