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정부가 미국 관세협상 후속조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지난 4월부터 자동차에 대한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6월부터는 철강ㆍ알루미늄에 폼목관세가 50%로 인상되면서 우리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라 조속한 후속협상이 요구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경제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 산업부가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경제단체와 주요 업종별 협회, 학계 등의 전문가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미 통상 전략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산업부 제공 |
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는 아세안 국가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등 비아세안 국가도 참여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한다.
여 본부장은 1주일 정도 현지에 체류하는 동안 그리어 USTR 대표와 만나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전반에 대한 협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아직 세부 사안 및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최종합의가 지연된 상태다. 특히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수익 배분 등에서 의견차이가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동의 경우 정식 회담보다는 약식 회담(풀어사이드ㆍpull aside)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도 관세 협상과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의견 교환이나 양측의 현재 논의 상황을 공유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외에 그리어 대표의 전담 분야인 농축산물, 온라인 플랫폼 법 도입, 정밀 지도 발출 허용 등 비관세 장벽 관련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지난달 18일 50% 관세 대상에 철강ㆍ알루미늄 파생상품 407개 품목(미국 세번 기준)을 새로 추가했으며, 오는 29일까지 2차 추가 신청 접수를 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을 대상으로 첫 추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이에 산업부는 이날 오전 미232조 철강ㆍ알루미늄 파생상품 2차 추가 절차와 자동차 부품 첫 추가 절차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산업부는 철강ㆍ알루미늄 파생상품 및 자동차 부품 추가 절차와 향후 예상 일정을 상세히 안내하고, 우리 기업뿐 아니라 미국지사, 수입자, 바이어 명의로 현지 기업의 신청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해볼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의 ‘중소ㆍ중견기업 수입규제 컨설팅’ 사업을 활용해 의견서 작성을 무료로 대행ㆍ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측의 232조 관세 대상 확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민관 정례 채널을 통해 관련 동향을 업계에 신속히 전파할 계획”이라며 “우리 기업이 제도를 몰라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산업단지를 직접 찾아가 실무 중심의 무료 대면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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