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2025 국감] 이창용 “유동성으로 부동산에 불 지피지 않겠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0-20 19:25:20   폰트크기 변경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3일 예정된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추가 자극을 주지 않겠다는 기조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지금 시장이) 10월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 우려에 대한 걱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경기 상황은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기에 경기, 환율, 부동산 등 여러 변수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부동산 문제는 어느 한 정책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문제가 됐다”며 “지금의 방향에서 변화가 없으면 소득 대비 부동산 비율, 수도권 집중, 가계부채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도 줄여야”

이 총재는 서울 지역에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인구 유입이 계속되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공급 확대도 필요하지만, 정책적으로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를 줄이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육 격차와 입시 제도 문제도 해결돼야 서울 유입을 줄일 수 있고, 그래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다.

◆ “전세제도 안 바꾸면 레버리지 계속 올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근 발표한 10·15 대책에 대해서는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전세 제도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레버리지가 계속 올라갈 수 있다”며 “전세가 어려워지면 피해자가 생기는 게 사실이지만,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문제는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 정책뿐 아니라 공급 정책과 제도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지난 25년간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줄어든 적이 없고 이는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집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어려워지자 단기적으로 대출을 통해 해결하려는 처방을 반복하다 보니 부작용이 누적됐다”며 “이제는 거시적으로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 “소비쿠폰 효과는 내년 상반기 봐야”

이 총재는 소비쿠폰 정책에 대해선 집행된 지 얼마 안됐고 새로 또 집행이 됐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가 끝나야 명확한 지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봤다.

그는 “소비에 관한 재정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소비는 늘겠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내년 상반기가 돼야 알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재정 지원은 불가피한 면이 있었고,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어떻게 운영해 갈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부연했다.

국민성장펀드에 대해서는 “어디에 투자할지는 재정의 문제고, 정책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AI나 신성장 산업으로 가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 중심 대응”


이 총재는 외환시장과 관련해 “최근 원화 약세는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외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구두 개입에 대해서는 “수준보다는 빠르게 올라가는 변동성을 보고 판단했다”며 “환율 수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협상 중인 3500억달러 대미투자와 관련해서는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간 조달 가능한 규모를 150억~200억달러로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김봉정 기자
space02@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