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3%대 전멸
금리 올리는 시중은행과 반대
대출여력 감소로 수신 못 늘려
역마진 우려에 리스크 관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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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대 상품이 두 달 만에 전멸하며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가운데 연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초만 해도 3%대 정기예금 상품이 191개에 달했지만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졌다.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최근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날 기준 평균 금리는 연 2.71%로, 지난 9월 말(2.88%) 대비 0.17%포인트(p) 내려앉았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예금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2.55%에서 2.60%로 올렸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도 금리를 높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금리가 반등한 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수신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금리 격차는 거의 사라졌다.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시중은행(2.55∼2.60%)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대출 여력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잔액이 정체되면서 자금을 끌어올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이 유일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대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면 대출 이자 수익보다 예금 이자 비용이 많아지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예금이 늘수록 예대율과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지는 점도 금리 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98조3941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증가세로 전환하며 8월 말 기준 102조38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 이후 안정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낮은 금리에도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 수익성만 악화된다”며 “당분간은 유동성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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