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매입 직접 계약 비중 높여 마진 제고… 3자 물류로 상품 구색 확대
대만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 시작… 韓 성장 여정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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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문수아 기자]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쿠팡이 추가 성장 전략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수년간 조 단위 투자로 구축한 로켓배송 물류망 활용성을 극대화하는데 방점을 뒀다. 대만에서는 한국의 성장 동력인 자체 물류망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성공 방정식을 옮기겠단 전략이다.
4일(현지시각)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 실적은 한국이 여전히 매우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라는 확신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로켓배송(1P)와 마켓플레이스 모두에서 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고객 가치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22.7%) 1위인데도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볼 수 있는 건 물류 자산을 갖췄기 때문이다.
3분기 로켓배송ㆍ로켓프레시ㆍ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분 활성고객은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 2250만명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11조615억원(79억8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고객 1인당 매출은 44만7730원(323달러)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하며 역대 가장 많았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9772억원(7억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조정 EBITDA 마진은 8.8%로 쿠팡은 앞으로 10%를 넘는다고 봤다.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보관했다가 주문과 함께 배송 과정을 시작, 새벽과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방식이 고객과 매출, 수익을 동시에 키운 것이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하고자 직매입(로켓배송ㆍ로켓프레시) 계약을 브랜드 파트너사와 직접 체결하고, 입점 판매자(로켓그로스) 카테고리 확대에 나선다.
김 의장은 “아직 로켓배송의 많은 제품이 중간 도매업자, 유통업자를 거치고 있는데 브랜드와 직접 관계를 구축하면 더 나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고객에게 비용 절감 혜택을 줄 수 있고 독점 제품, 재고 관리 효율도 얻을 수 있다”며 “3자 물류를 통해 가구, 패션, 스포츠용품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 확장하고 있으며 몇 년간 해당 분야가 강력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에서는 대만 사업이 핵심이다. 3분기 성장사업 부문(대만ㆍ파페치ㆍ쿠팡플레이ㆍ쿠팡이츠) 매출은 1조7839억원(12억8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대만에서의 로켓배송이 순항한 결과다.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해당 부문의 조정 EBITDA 손실(4047억원ㆍ2억9200만 달러)은 원화 기준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
그런데도 쿠팡은 대만 사업이 세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간 투자 규모는 최대 1조3000억원(9억5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최근 쿠팡에서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을 시작했는데, 초기 단계이지만 배송 물량 비중이 크게 늘었고 고객 유지율과 재구매율은 기대치를 넘었다”며 “올해 시작한 유료 멤버십은 90일 무료 프로모션이 끝난 후에도 유지율이 높아 혜택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대만을 넘나드는 투자에도 쿠팡의 잉여현금흐름은 1조8020억원(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 30%, 36% 늘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CFO는 “성장 부문 손실은 당초 예상한 범위의 상한선에 근접했으며 오히려 각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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