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저축은행이 모임통장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금리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보다는 젊은층 유입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고객 한 명이 여러 명을 데려올 수 있는 모임통장 특성을 활용해 신규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은 지난달 업권 최초로 ‘IBK모임통장’을 출시했다. 다음달 28일까지 가입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가입 후 2명 이상 모임 구성과 첫 회비 입금 시 추첨을 통해 최대 10만원까지 모임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저축은행 모임통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금리를 꼽는다.
이미 인터넷은행들이 편의성과 선제진입효과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만큼, 저축은행으로서는 금리로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높은 금리가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IBK모임통장의 경우 예치금 1억원 이하에 연 2.5%의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연 0.1%), 토스뱅크(연 0.1%), 케이뱅크(연 2.0%) 등 인터넷은행 대비 높은 수준이다.
금리 외 부가 서비스도 준비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중간에서 카드사 등과 제휴 옵션을 조율하면서 향후 모임통장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이나 가맹점 할인 등이 저축은행권 전반에 도입될 전망이다. 청년층이나 시니어층 등 타깃별 맞춤형 상품 구성도 논의 중이다.
저축은행 모임통장 출시는 단순 수신 확대를 넘어 디지털 마케팅 차원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모임통장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저축은행 수신상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고객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기예금이나 파킹통장처럼 수조원을 끌어올 채널은 아니지만, 저축은행을 모르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임통장 특성상 한 명의 고객이 모임원 여러 명을 데려올 수 있어 고객 기반 확대에 유리하다. 젊은층 유입을 통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자금 조달 다변화 측면에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말까지 건전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어 대출 취급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급하게 자금을 끌어모을 필요성이 크지 않은 만큼 타 저축은행으로의 확산 여부는 미지수다. 신규 가입 규모도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대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 효과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들이 모임통장을 시작으로 저축은행의 다른 상품까지 이용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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