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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업계 지각변동…‘연기 없는 시대’ 니코틴 파우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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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6 17:37:10   폰트크기 변경      
니코틴 파우치, 지난해 글로벌 담배 시장 2.6% 점유율 차지...2020년 이후 매년 두릿수 이상 성장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잇몸 담배(Snus)’와 유사한 니코틴 파우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불을 붙여 연기를 들이마시던 전통 궐련 중심의 시장이 전자담배, 궐련형을 거쳐 이제는 연기조차 나지 않는 니코틴 파우치 시대로 재편 중이다.

13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니코틴 파우치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니코틴 파우치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담배 시장의 2.6%를 차지했다. 202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담배 카테고리 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군으로 자리잡았다.

ASF 대표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 ‘LOOP’ / 사진: KT&G 제공

시장 규모는 더욱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2030년까지 연평균 30~50%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9조원에서 2030년 23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시장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ZYN’이 6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의 ‘Velo’, 알트리아의 ‘On!’이 2, 3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담배 대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국내 1위 KT&G도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KT&G는 지난달 23일 미국 담배업계 거물 알트리아와 손잡고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전문기업 ASF를 약 2624억원에 공동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KT&G 51%, 알트리아 49% 지분 구조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인수를 진행한다. KT&G의 최종 출자 금액은 1605억원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신성장 기회를 확보하면서도 재무 부담은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인수 대상인 ASF는 대표 브랜드 ‘LOOP’를 보유한 업체로, 아이슬란드에서 시장점유율 1위, 스웨덴 2위, 노르웨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담배 대기업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로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코틴 파우치는 작은 주머니 형태의 제품을 잇몸과 입술 사이에 끼워두기만 하면 약 1시간 동안 니코틴이 흡수되는 무연·무취 제품이다. 타르나 담배잎이 들어가지 않아 일반 담배나 전자담배 대비 위해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로 사용자가 급증세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담배 규제도 니코틴 파우치 시장 성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몰디브는 이달부터 ‘젊은 세대 금연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영국은 2025년 금연 법안을 재추진 중이며, 프랑스·포르투갈·멕시코 등도 유사한 법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금연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니코틴 파우치는 예외다.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이러한 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아직 명확한 법적 지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니코틴 파우치는 위해성 감축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와 강화되는 담배 규제 환경 속에서 업계가 찾은 돌파구”라며 “다만 니코틴 중독성과 청소년 접근성 문제 등 사회적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적절한 규제 체계 마련과 함께 성장해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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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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