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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나선 식품사 오너3세...승계 넘어 성과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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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5 05:00:16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연말 인사에서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수 시장 정체와 글로벌 사업 확대로 전환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대교체를 통해 오너 3세들의 경영 전면 투입이 빨라지고 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양식품과 농심 등이 오너 3세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가 약 1년 만인 내년 1월 1일자로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1993년생인 신 신임 부사장은 2019년 농심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2021년 구매담당 상무에 올라 임원이 됐고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작년에는 신설한 미래사업실의 초대 실장으로 부임하며 신사업 발굴 등 미래 먹거리를 총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운영최고책임자(COO) 상무가 내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다. 전 신임 전무는 1994년생으로 2019년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약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고 2023년 상무로 승진했다. 중국 자싱공장 설립과 불닭 브랜드 글로벌 마케팅 등에서 실적을 인정받았단 회사 측의 설명이다.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두 아들이 동시에 승진했다. 장남인 허진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다. 그동안 허 신임 부회장은 SPC그룹의 지주사격인 파리크라상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파리바게뜨 등의 해외 사업을 총괄해왔다. 허 신임 사장은 배스킨라빈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비알코리아의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신사업을 이끌어왔다.

오리온그룹에서는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경영관리팀 전무의 인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최근 오리온이 인수한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의 이사회에 합류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참여하고 있다. 원양어선에 오른 뒤 지난 8월 현업에 복귀한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찬 사원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 마케팅실 부장 등은 아직 실무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이들의 승진을 둘러싼 비판도 존재하지만 업계에선 국내 시장의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원재료 부담까지 겹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과제가 동시에 쏟아져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실제 SPC그룹과 농심 등 모두 글로벌 매출이 비중이 커지면서 신사업 발굴과 현지 운영 등 변화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 농심은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과제로 안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현지 생산을 통한 공급 확대와 라면 외 스낵 등 신성장 동력 육성 등이 동시에 요구된다. 농심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삼았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로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를 넘겼지만, 그 외 ‘맵탱’과 ‘탱글’ 등 후속으로 선보인 브랜드가 불닭의 아성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삼양은 ‘건강식’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도 론칭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며 ‘펄스랩’으로 이름을 바꿨다.

SPC그룹은 연이은 사고 이후 신뢰를 회복하고, 추진 중인 해외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장남인 허 부회장이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은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다.

차남인 허 사장은 배스킨라빈스 등 기존 브랜드 외에도 최근 미국의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를 들여오며 신성장 브랜드를 직접 챙기고 있어 새로운 외식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파리크라상의 물적분할 역시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역할을 강화해 경영 전면에 나선 3세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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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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