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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치킨은 포화, 소스는 성장...교촌, '소싯'으로 점심시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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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30 17:05:17   폰트크기 변경      

경기 교촌에프앤비 판교사옥 1층 '소싯' 매장 모습./사진=교촌에프앤비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34년의 '소스 DNA'가 반영됐습니다."(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사업본부장)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소스 브랜드 '소싯(SAUCIT)'을 선보이면 점심 시간대를 정조준한다. 치킨만으로 성장해온 프랜차이즈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확장성이 큰 소스로 본사와 가맹점의 새로운 수익 축을 만들어보겠단 목표다.


7가지 소스와 소스를 활용한 메뉴./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는 30일 경기 판교 사옥 1층에 위치한 소싯 매장을 공개했다. 소싯은 교촌이 그동안 쌓아온 소스 역량을 한끼 식사 형태로 풀어낸 파일럿 브랜드다. 임 본부장은 "'교촌'하면 3대장 소스 간장, 레드, 허니가 떠오른다"며 "우리의 정체성인 소스를 일상의 한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교촌은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를 통해 소스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교촌이 소스를 전면에 내세운 건 수익성 때문이다. 최근 치킨 가맹점들은 배달앱 수수료와 인건비, 재룟값 상승 등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야식과 회식 문화가 줄면서 기존처럼 저녁에 치킨을 파는 것 만으로는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본사 입장에서도 소스는 확장성이 높다. 최근 외식업계는 '맛' 자체를 지식재산권(IP)으로 삼아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bhc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은 특유의 시즈닝으로 유명하다. BBQ도 새 메뉴 '뿜치킹'으로 시즈닝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조리용 소스를 'TBK'라는 브랜드로 묶어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나만의 조합을 만드는 모디슈머 트렌드나 챌린지 유행을 타면 글로벌로 뻗어나갈 수도 있다.


소싯 매장 소스 자판기에서 방문객이 소스를 고르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소싯이 내놓은 소스는 총 7가지(쌈장 디핑, 고추장 크림, 청양고추 치미추리, 허니마요, 레드마요, 허브 렌치딥, 콰트로 치즈퐁듀)다. 이를 버거 등과 조합하면 최대 150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장에는 3만원 이상 구매하면 코인을 넣고 소스를 한 번 더 뽑을 수 있는 소스 자판기도 마련해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점심 시간을 겨냥해 메뉴도 버거와 샌드위치, 보울(Bowl) 등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1만원 안팎으로 직장인 점심 수요를 겨냥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기존 치킨집처럼 어두운 공간이 아닌 주황색을 살려 밝은 톤을 유지했다. 운영 시간도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점심과 이른 저녁을 대상으로 한다.

임 본부장은 "문을 연 지 약 한 달 됐는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50~200명가량 방문하고 있다"며 "부담없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치킨 밀'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소싯 매장에서 서빙로봇이 메뉴를 나르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한편 교촌은 이곳을 푸드테크 테스트베드로도 이용할 계획이다. 고객은 QR코드를 스캔해 주문한 메뉴를 픽업박스에서 받아갈 수 있고, 서빙로봇은 주방에서 픽업대까지 메뉴를 옮겨준다. 교촌은 향후 가맹점 또는 신규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모델을 시험해볼 계획이다.

교촌은 소싯이 아직 파일럿 단계인 만큼 현재 판교 사옥에서 운영 중인 직영점을 통해 고객 반응 등 데이터를 쌓은 뒤 브랜드 확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 본부장은 "소스 IP의 확장 방향을 계속 테스트하며 교촌의 미래 전략을 시험할 것"이라며 "독립 브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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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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