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순위 비중 20%…업계 최저 수준
선제적 충당금 적립…연간 실적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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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관주 기자] KB증권이 보수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업계 전반에 퍼진 PF 위기론 속에서도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낮추며 자산 건전성을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다.
◆ 브릿지론 1%·중후순위 20%… ‘안정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KB증권의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은 약 1%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22%에서 한 분기 만에 대폭 감소한 수치다.
KB증권이 브릿지론 비중을 1%대로 낮췄다는 것은 사실상 부실 위험이 있는 자산을 대부분 털어내고 포트폴리오를 우량 자산 위주로 재편했다는 의미다. 브릿지론은 본 PF 단계 전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실행하는 초기 대출이다. 담보 가치가 낮고 사업 불확실성이 커 리스크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또한, KB증권은 전체 부동산 PF 중 중후순위 비중도 약 2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평균 중후순위 PF 비중이 30%대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이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특유의 보수적 리스크 관리 기조에 따라 당장의 수익보다 선순위 PF 중심의 투자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중후순위 PF는 선순위보다 수익률은 높지만 사업 실패 시 손실을 떠안을 확률이 높다. PF 대출은 토지 및 건물에 담보를 설정하지만 실질적인 담보 효력은 선순위에만 집중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 HUG 보증·대형 시공사 신용보강으로 ‘이중 안전장치’
최근 KB증권이 맡은 부동산 PF 구조를 살펴보면 안정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부분 사업장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끼고 있거나 대형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말 2조8000억원 규모의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이 꼽힌다. KB증권이 PF 금융 주선을 맡은 해당 딜은 선순위 대출 1조6000억원과 후순위 대출 1조2000억원으로 이뤄져있다. 후순위 대출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해 최종 상환 책임을 지게 됐다. 올해 KB증권이 주관한 1조200억원 규모의 수원 이목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 본 PF 전환 역시 HUG의 주택사업금융보증을 기반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자금 조달의 안정성을 더했다.
이러한 우수한 자산 건전성을 바탕으로 KB증권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업계 최고 신용등급인 ‘AA+(안정적)’를 평가받았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KB증권은 지난 2019년부터 해당 등급을 유지 중이다.
◆ “매도 먼저 맞았다”…충당금 이슈 해소로 연간 실적 기대감↑
일각에서는 최근 KB증권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실적 감소를 우려했으나 이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한 전화위복이 될 전망이다.
KB증권은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발맞춰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약 14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 이로 인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가량 감소했으나 잠재적 부실 요인을 미리 털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통상 4분기에 충당금을 몰아서 쌓는 것과 달리 KB증권은 3분기까지 선제적 조치를 통해 적립을 대부분 마친 상태”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자산 건전성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어 충당금 이슈가 사라지는 연간 기준으로는 확실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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