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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 현장./사진=김봉정 기자.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내년 세계 경제가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가며 5년 연속 성장률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3.1%에서 내년 3.0%로 둔화 폭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경제가 중저속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뉴노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에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내년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라며 “미국 2.1%, 유럽연합(EU) 1.1%, 일본 0.7%, 중국 4.3%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분기별 세계 성장률이 내년 1~3분기 3.1% 수준을 유지한 뒤 4분기 3.7%로 상승하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내년 세계 경제의 주요 특징으로 국가별 물가 흐름의 차별화를 지목했다.
그는 “미국은 관세 부담으로 물가가 3% 초반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둔화되지만 목표치(2%)는 상회할 것”이라며 “유로존은 수요와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2% 수준을 유지하고, 중국은 1%대 저물가 흐름 속에서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역시 국가별로 다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실장은 “미국과 중국은 완화 기조, 유럽은 동결, 일본은 인상 압력이 있다”며 “다만 금리 인상·인하 폭은 당초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고용 위축이 지속되면서 올해 12월을 포함해 내년 총 3회 인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총리의 경기 대응 방식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지만 인상 압력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흥국에 대해서는 “선진국보다 물가 안정 속도가 빨라 금리 인하 여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 여건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달걀·커피·과일·스테이크·렌트·의료보험료까지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급등했고, 주택 임대료는 10년간 50% 상승했다”며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CPI 8.4%였던 2022년 5월 수준까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위축이 6개월 뒤 실물지표로 반영되면 금리 인하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정책 경로 역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현 금리 상단(4.0%)은 실질 기준 중립금리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고용 하방 압력과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충돌하면서 연준 내부의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관세 영향이 일회성에 가깝고 기저 인플레가 목표치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며 “노동시장 약세가 분명해질 경우 추가 인하 여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내년 5월 차기 의장이 취임한 뒤 연준의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가 약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쿡 이사 해임이 현실화되거나 행정부의 인사권 개입 우려가 커지면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달러 약세 등 금융시장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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