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엔, 런처 해체 정당성 확보 가처분
내달 중 결론…기각 가능성 낮아
내년 2월 런처 해체 본격화 전망
교량 안전진단, 내년 말 개통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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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49분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현장에서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4∼5개가 떨어져 내렸다. 이 사고로 상부에서 작업 중이던 10명이 바닥으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지난 2월 말 서울세종 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9공구 건설현장에서 교량 설치 도중 콘크리트 거더가 내려 앉아 10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고 구간 외 공사 재개는 아직 요원하다. 최근 정부가 교량 위 런처 해체를 승인했지만, 시공사와 하도급사의 이견차가 불거진 영향이다. 이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이후 진행되는 교량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내년 말 개통 여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약 한 달 전 법원에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현장의 런처 해체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공사 재개를 위해 자체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런처를 해체할 수 있는 법률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이 현장은 지난 2월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구조물이 떨어져 상부에서 작업 중이던 10명이 바닥으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 등) 임의 제거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한 빔런처 후방이동 등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지난 5월 청용천교 외 구간 공사 재개를 허가한 데 이어, 지난 10월 런처 해체 및 복구공사를 위한 작업 개시를 승인했다. 현장에서는 런체 해체를 위한 사전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런처 해체 승인이 이뤄졌다.
다만, 런처 해체를 두고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하도급사 장헌산업 사이 이견차로 당장에 런처를 해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고 관련 형사재판을 진행 중인 데다 해체 비용에 대한 합의 등이 지연되면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처분 신청은 추후 불거질 수 있는 법률적 문제를 해소하고 공사 재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장헌산업이 사고 이후로 회사가 힘들어지면서 해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일단 우리 비용으로 해체를 하기 위한 법률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통 시기도 정해져 있는 만큼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야 된다. 관련 비용은 향후 귀책에 따라 분담하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헌산업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정이 어렵다거나 무작정 런처 해체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런처를 해체해야 후속 공정을 밟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와전된 측면이 있다. 비용 문제는 추후로 넘기더라도 후속 공정은 서둘러 진행해야 되니 화해 권고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해체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결과는 다음달 중 나올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기각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내년 2월께 런처 해체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런처 해체 후 진행될 교량 정밀안전진단은 내년 말 개통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철거 후 재시공해야 된다는 결과가 도출될 경우 내년 말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결과는 내년 4월께 나올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 구간은 런처 해체 후 기존 구조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으로, 그 결과에 따라 개통 시기는 유동적”이라며 “개통 시기는 사고 복구, 안전진단 결과와 전체 공사 진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정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세종고속도로(총 134km)는 수도권(안성-구리) 72km와 비수도권(세종-안성) 62km 구간으로 나뉘며, 수도권 구간은 올해 개통했다. 비수도권 구간 공정률은 11월 말 기준 △1공구 44% △2공구 51% △3공구 47% △4공구 72% △5공구 71% △6공구 75% △7공구 72% △8공구 73% △9공구 75% △10공구 77% △11공구 76% 수준이다. 1~3공구는 내후년 말, 4~11공구는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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