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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품 피킹과 박스 패킹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실증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부터 물류센터 현장에 직접 투입한다. /사진: CJ대한통운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주요 유통 플랫폼과 물류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단순 기능이 아닌 사업 구조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AX(AI Transformation·AI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초기 업무 자동화 수준에 머물렀던 초기 AI 적용 단계에서 고객 서비스부터 공급망 전 과정을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유통업계의 AI 경쟁 구도도‘기술 고도화’에서 ‘경험 혁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AX에 빠르다. 무신사와 컬리가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전사적 차원에서 AX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글로벌 진출로 사업 복잡도가 높아지자,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기술 도입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16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만큼 매일 쏟아지는 고객 문의에 신속히 응대하는 컨택센터 효율화부터 수십만 건의 비주얼 콘텐츠 생성, 글로벌 플랫폼을 위한 다국어 번역까지 AI가 실질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무신사는 인프라 통합을 우선 작업으로 삼아 무신사와 29CM 플랫폼에서 동시에 검색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디자인ㆍ기획 영역의 콘텐츠 생성부터 공급망관리(SCM)를 통한 상품 수요 예측과 발주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AI 기반 기술을 적용했다.
컬리는 7월 ‘AX센터’를 신설하며 한 발 더 나아갔다. AX센터는 단순 기술 지원 부서가 아니라 MD(상품기획)ㆍ서비스 기획ㆍ데이터 조직 간 가교 역할을 맡아 ‘원팀’ 협업 체계를 주도한다. 컬리의 AI 검색은 고객이 ‘아이 생일 파티에 낼 만한 건강한 간식’처럼 문장 단위로 검색해도 맥락을 파악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고객 경험 재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검색 성공률’과 ‘재검색률’을 주요 지표로 관리하며, 성분ㆍ용도ㆍ취향 등 맥락상 연관된 상품을 정교하게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컬리는 메인 화면의 상품 컬렉션을 ‘AI 컬렉션’으로 전환해 큐레이션 영역당 약 5시간의 운영 시간을 절감했고, 물류 현장에도 ‘AI 기반 입고 가이드 체커’를 도입해 입고 거절률을 10분의 1 이하로 낮췄다.
유통산업과 긴밀하게 맞닿은 물류 현장에서는 AX 방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 물류 이전 단계에서 시장 조사를 하든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모델은 이미 구축이 끝났고 국내는 물론 해외 배송에 필요한 전 과정을 끊김없이 AI로 연결하는 게 물류 AX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기업, 학계가 어우러진 유통물류 AI 얼라이언스에서는 △수출지원 AI모델 설계ㆍ개발 △오프라인 매장 지능화ㆍ자동화 솔루션 개발 △자율 입출고 AX 시범 모델 개발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 국경간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맞춰 통관 절차를 AI로 자동화한다. 유통매장 내 주행로봇 기술 등을 도입해 상품 이동과 진열 등을 지원하는 작업도 대표적 예다. 인간과 로봇(피지컬 AI)가 협업해 상품 입출고를 자동화하고 최적의 계획을 수립하는 시범 모델 개발에는 이마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중 일부 기술은 실제 물류 현장에서 실증 중이다. 피지컬 AI는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내 작업대와 컨베이어 벨트 앞에 배치돼 박스를 직접 집고 상품을 담는 복합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파스토는 로봇이 처음부터 고객에게 배송될 최종 택배 박스를 싣고 이동해 피킹(Picking)과 동시에 패킹(Packing)이 완료되는 시스템으로 특허출원에 성공했다. 품고는 날씨ㆍ요일ㆍ행사 등 변수를 분석해 주문량을 98~99% 정확도로 맞추는 ‘수요 예측 AI’로 재고 관리 효율을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AX는 기업의 핵심 고객이 느낄 페인 포인트를 파악하고 분석해 AI로 해결하는 게 핵심이고, 이를 위해서는 AI 기술 개발 조직이 아닌 개발자와 사업 기획자, 영업과 마케팅, 물류 등 전 분야의 인력이 해결 과제 단위로 모이고 흩어지는 유연함이 기본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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