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 A은행의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는 모든 해외 인프라사업에 대한 검토를 보류했다. 이유는 미국과 이란간의 충돌에 따른 중동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중단까지 이어지면서 공급망 제한과 유가상승 등으로 시장금리가 출렁이는 등 실물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
미국과 이란의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중단 등으로 석유를 실어나르는 바닷길이 막히자 국제 유가가 치솟고 국내 시장금리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금리는 지난 2024년 3월4일(연 4.008%) 이후 2년 만에 다시금 연 4%선을 넘어섰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유동성을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아넣었고, 원달러환율은 IMF외환위기 이후 약 30년만에 1500원을 넘었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 시대, 즉 3고시대가 본격화될 조짐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유가와 환율보다 금리 상승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감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변화, 취약계층 가계부채 문제와 기업 연체율 상승은 물론,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도 악화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등 금융회사들은 내부적으로 국내외 인프라 사업 검토에 대해 당분간 보류하자는 분위기다. 한국산업은행도 내부적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지 사무소 등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중단 소식이 들리자 마자 해외 은행들도 검토 중인 인프라 사업에서 손을 뗐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인프라 사업 검토 중단은 석유 공급 문제도 있지만 금리 상승세가 주요 원인이다. 해외 인프라 사업은 신용등급 BB 기준으로 미국 SOFR금리에 3~3.5%p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해외 사업자들도 금리 부담이 상당한 것이다. 국내 시장은 내년까지 회사채(신용등급 AA- 기준) 금리 연 4%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회사채 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연 4.179%를 기록, 전일(20일)보다 0.245%포인트(p) 급등하며 2년만에 4%선을 넘어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도 조달금리가 지난 25일 발행 당시 연 3.04%의 고정금리(만기 1년)였다. 지난 30일 기준 산금채 1년물 금리는 연 3.128%였는데, 당분간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된다면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은 연 3% 중초반대의 금리로 발행해야 한다. 중장기채권은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연 3.8% 이상을 기록 중이어서 인프라 사업 등에 투자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조달 비용은 연 4% 후반대까지 올라간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연 7% 이상 기록했다. 부동산PF의 부실 문제에 이어 건설사 연쇄 부도가 다시금 재현될 우려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도 불가피하지만, 가계와 기업 부실 문제 때문에 금리인상도 쉽지 않은 총체적 난국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