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 이자비용 4조5872억…2021년 대비 137% 급증
수신기능 없어 여전채 의존도 절대적…연내 17.7조 만기 물량도 ‘첩첩산중’
[대한경제=최장주 기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카드사들이 한 해 동안 지불하는 이자비용이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어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업계의 구조적 한계가 시장금리 상승과 맞물리면서 수익성을 짓누르는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연간 이자비용 총합은 4조5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4804억원) 대비 2.38% 늘어난 수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2021년 말(1조9336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37.24%나 증가하며 이자 부담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이처럼 카드사의 이자비용이 일제히 증가한 것은 자금 조달 구조의 특수성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고객의 예·적금을 받을 수 없어 운영 자금의 약 70%를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채권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조달 비용이 즉각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여전채 3년물(AA+) 금리는 4%대를 돌파하는 등 조달 시장의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형 카드사들은 상위권 카드사에 비해 비용 압박을 더 강하게 받고 있다. 2021년 말 대비 지난해 말 이자비용 증가율을 보면,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낮은 AA- 등급을 유지 중인 롯데카드가 219.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용등급이 AA인 하나카드(200.6%)와 우리카드(140.4%) 등도 업계 평균(137.2%)을 상회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물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어 카드사들의 자금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연말까지 갚거나 과거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카드채 규모만 약 17조7300억원에 달해 이자비용 부담은 오히려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전채 금리가 치솟자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대체 조달 수단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한·우리·롯데카드는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잇달아 발행했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국내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인 ‘김치본드’를 찍으며 조달처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체 조달 수단만으로 단숨에 여전채 의존도를 낮추기엔 한계가 있다”며 “고금리 채권 물량이 다수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조달 다변화 등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통한 건전성 확보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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