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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이 30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1년 하반기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건설 경기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
올 하반기 건설수주와 건설투자의 흐름이 엇갈릴 전망이다.
건설수주는 하반기 들어 금융·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일부 조정을 받으면서 감소세로 전환하는 반면 건설투자는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재영)은 30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1년 하반기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건설수주가 전년(194조1000억원) 대비 1.7% 증가한 197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수주는 올 상반기 모든 공종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전년 동기(82조7000억원)보다 15.2% 증가한 95조30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강화된 부동산 규제 등의 여파로 주택수주가 감소하며 전년 동기(111조4000억원) 대비 8.3% 감소한 102조1000억원에 머물 전망이다.
올 하반기 건설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10% 가까이 감소하겠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건산연은 평가했다.
올해 건설수주가 전년보다 증가하게 되면 지난 2019년(166조원)과 작년에 이어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기관 발주 증가 영향으로 공공 수주가 전년 대비 4.2% 늘어나고, 민간 수주도 주택이 일부 부진하지만, 토목과 비주택 건축 수주가 양호해 0.8%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해 건설수주는 19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수주와 달리 건설투자는 올 하반기에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 상반기 건설투자는 0.4% 감소하며 지난 2018년(-4.6%), 2019년(-1.7%), 작년(-0.4%)에 이어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3.6% 늘어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투자가 올 1분기 1.8% 감소해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세가 커지고,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하반기 건설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건설투자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박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 개입해 건설 기초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상반기 철근 수급 문제 등으로 여러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멈추는 등 크고 작은 차질이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 자재들의 가격·수급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선 분양과 건축공사 증가로 자재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기초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올해 분양을 서두르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8·4 대책과 2·4 대책으로 향후 2~3년 안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한 서둘러 분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금리 인상과 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할 요인이 크기 때문에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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