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덕도 신공항' 또 수의계약으로 가나...국토부 '엇박자' 행정
국토부, 5개 건설사와 2차 회동당초 현대건설이제안했던 공기연장·공사비 조정 수용 전망"사업 가장 잘 아는업체 뺀 채얼기설기 재추진하는 꼴" 지적새 장관 인선 前 강행도 논란[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현대건설 주도 수의계약으로 진행 중 좌초한 총사업비 10조5300억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가 이번에는 대우건설 주도 수의계약 판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비공개 건설업계 간담회를 통해 시공사 물색에 나선 결과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토부 장관 인선 후 사업 정상화 논의를 기대했던 업계는 국토부 행보에 실망스런 표정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7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정상화를 위해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대 건설사(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제외)와 비공개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이번주 초 서울역 인근에서 5개 건설사와 주간사 선정을 위한 비공개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국토부 대표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과 김정희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 홍복의 가덕도신공항추진단 지원팀장 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본부장 등이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 17일 1차 회의에서 사업 검토 의향을 밝힌 대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이 초청받았다. 이 중 대우건설이 유일하게 주간사로 참여 의사를 피력하며 국토부의 카운터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2차 회의를 통해 수의계약 진행 컨소시엄 윤곽이 잡히는 셈이다. 1차 회의에 참석했던 건설사들은 국토부가 현대건설의 공기연장 및 공사비 조정 사유를 대폭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지난 5개월 간 기본설계를 하며 도출했던 공기연장의 필요성과 공법 변경, 공사비 조정 사유를 국토부가 인정한 것으로 보였다”며, “1차 회의 때 계약조건 변경에 대한 건설업계 의견을 물은 후 참여 의향업체 물색을 마쳤고, 이번 2차 회동은 이들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토부 주재 1,2차 회의에 불려나가는 건설사들은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석열 정부 당시 강행됐던 ‘가덕도신공항’사업의 좌초 이유를 제대로 검토조차 하지 않고, 신임 장관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재추진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해 보인다는 것이다. 한 대형사 임원은 “국토부 눈치가 보이니 참여는 하지만, 국토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이전 정부의 행정 관료들과 사업을 논의한다는 게 업계 입장에서는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사업 자체에 문제가 많다. 공법 선정부터 공기, 공사비까지 대대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인데 국토부가 제2의 수의계약 구도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공기연장 사유를 수용할 거면, 애초에 현대건설은 사업에서 왜 제외하느냐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중견사 대표는 “애초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공기 등 입찰 조건에 동의했으니 수의계약을 진행했던 것인데, 현대건설은 징계하겠다면서 대우와 포스코에는 사업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다면 설득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전문 엔지니어들 역시 국토부의 재추진 강행 행보를 상당히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30년 경력의 공항 엔지니어는 “사업 발주 단계부터 공기 부족을 지적했던 유신을 설계에서 제외했고, 이어 또다시 공기 부족을 지적한 현대건설을 사업에서 원천 배제했다”며, “엄밀하게 말하면 이 사업을 3년 전부터 추적, 연구하며 사업을 제일 잘 아는 업체들은 모두 빠진 채 얼기설기 재추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