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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 자재수급 ‘역대 최악’
기사입력 2021-05-31 24:00:09   폰트크기 변경      

2017년 4월 조사 이뤄진 이후 최저치 ‘89.7’ 기록
전문건설업 체감경기 호조세에도 자재수급지수는 최악

철근 등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 수급대란이 이어지면서 전문건설업계의 자재수급 상황도 최악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건설업 자재수급 경기실사지수는 전월(92.8)보다 3.1포인트 내린 89.7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건설경기실사지수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건설경기실사지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16개 시ㆍ도별 주요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설문결과를 실시해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개선된 것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통상 자재수급지수는 타 항목의 지수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전문건설업체들이 하도급공사의 특성에 따라 발주자나 종합건설업체로부터 자재를 지급받는 경우도 많고, 실무적으로도 자재를 조달하지 못해 공사를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은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같은 달 자재수급지수는 105.5로 체감도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역대급 자내 수급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지역별로는 지방의 자재수급 상황이 수도권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이 전월 83.8에서 5.4포인트 개선된 89.2를 기록했지만, 지방은 95.3에서 89.8로 -5.7포인트 악화됐다.

악화된 자재수급 상황은 이달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구원은 이달 자재수급지수를 지난달과 동일한 89.7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계에서도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과 극심한 수급 불균형이 더해진 현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철근의 경우 이달부터 중국산 수입이 사실상 막히면서 재고 물량이 가파르게 감소했고, 국내산 재고 역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철근생산의 30%를 책임지는 현대제철의 당진공장이 사망사고로 인해 가동을 중단하면서 재고 감소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제강사와 직거래가가 아닌 유통업체를 통해 물량을 공급받는 소규모 업체들의 수급난이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업계 전반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전문건설 경기실사지수는 아직까지 개선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전문건설 경기실사지수는 전월보다 6.7포인트 상승한 80.6을 기록했으며, 이달에는 83.6으로 상승이 점쳐진다. 이는 지난해 동월(49.4)보다 큰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지난달 전문건설공사의 전체 수주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26.3% 증가한 9조2310억원으로 추정됐다. 원도급공사 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5% 증가한 2조8300억원, 하도급공사 수주액은 전년 동월비 대비 31.7% 늘어난 6조4010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문제는 체감경기 개선세에도 자재 수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일부 현장에서는 기존에 수주했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전문업체 관계자는 “철강재 상승분에 대해 원도급사에게 인상분을 반영한 계약변경을 요청하고 있지만, 원도급사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협력업체 명단에서 퇴출되는 등 페널티까지 받을 수 있지만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적자 공사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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