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건설기술인 910명(사원∼부장급) 실태조사 실시
회사 발전 가능성 없고, 임금 불만 많아…향후 인력수급 전망 불투명
[e대한경제=정석한 기자] # 국내 ‘빅(Big) 3’ 건설사 중 한 곳에서 7년을 다니던 30대 중반의 A씨는 올초 대형 IT업체로 이직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브랜드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자부심을 있었지만, 회사의 업무는 보수적이고 소득도 기대 대비 만족스럽지 못했던 탓이다. A씨는 “건설산업 업무와 사내 분위기가 젊고 창의적인 인력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지나치게 경직되고 있어 고민 끝에 업종을 바꾸고 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라고 불리는 젊은 건설기능인들은 회사의 미래와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과 세명대학교가 시공사(종합ㆍ전문) 및 CMㆍ엔지니어링사의 건설기술인 910명을 대상으로 직급별 근무 만족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910명은 사원부터 부장까지 모두 MZ세대로 분류될 수 있는 실무진이었다. 시공사에서는 516명이, CMㆍ엔지니어링사에서는 394명이 참여했다.
실태조사는 크게 업무환경, 조직환경, 개인환경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총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참여자들은 업무환경 부문에서는 전반적으로 불만이 없었지만, 조직ㆍ개인환경 부문에서는 만족도가 낮았다.
조직환경 부문에서는 ‘발전 가능성’에 대한 만족도가 2.76점으로 가장 낮았다. 신기술을 도입한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업무를 원하는 반면, 본사나 건설현장에서는 과거부터 활용되어 온 방식이나 기술을 통한 업무에 의존하고 있어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된다.
개인환경 부문에서는 ‘임금’에 대한 만족도가 2.66점으로 가장 낮았다. 임금을 제외하고도 일ㆍ가정 양립, 장래성, 인간관계, 출퇴근 조건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도가 2점대로 낮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급별 근무 만족도를 비교해 보면 시공사는 사원ㆍ대리급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반면 CMㆍ엔지니어링사는 대리급에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문제는 이런 낮은 근무 만족도는 젊고 유능한 건설기술인의 진입을 막는 주요 원인이 되며, 현재 인력들의 이직과 퇴직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손창백 세명대학교 교수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건설현장이 시공ㆍ감리업무를 수행하는 건설기술인들의 인력부족 현상을 악화시켜 미래 건설산업 내 인력수급 전망을 불투명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미래 건설기술인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선 건설기술인의 낮은 근무 만족도 부문에 대한 정부와 업계 차원의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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