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형 박스ㆍI형거더 결합 개발
강재 사용량 30% 가까이 낮춰
처짐ㆍ비틀림ㆍ거더 진동 최소화
장견간 ‘도로ㆍ철도교’에 최적
인도네시아서 6건 수주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사활’
“K-거더 위상 제고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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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SB엔지니어링 회장. |
[e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해외 판로 개척은 국내 거더(girder) 업계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뉴테크 챌린지’ 세 번째 주자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며 ‘K-거더’의 위상을 드높인 원용석 SB엔지니어링 회장(사진)이다.
신기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SB아치 합성거더(SBarchㆍ건설신기술 제646호)는 단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거더 형상을 하이브리드(개구형 박스+I형 거더)로 설계한 강합성거더 공법이다.
왜 만들었나.
경간 50∼70m의 강재 교량에는 I형강의 상ㆍ하 플랜지와 복부판이 강판으로 용접ㆍ결합돼 있어 비틀림이 적은 스틸 박스형 거더(Steel Box Girder)가 많이 쓰인다. 하지만 공법 특성상 과다한 강재(보강재)의 사용으로 시공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원가절감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SB아치 합성거더는 개구형 박스와 I형 거더를 효율적으로 결합한 형태로, 기존 박스형 거더보다 강재 사용량을 3분의 1 가까이 줄였다. 또한, 강재 특유의 연성 때문에 처짐과 비틀림 현상이 발생하는 박스형 거더와 달리, 개구형 박스와 I형 거더의 결합부에 아치 형태의 콘크리트를 채워넣어 구조적으로 보강했기 때문에 최대 120m의 장경간 시공이 가능하다.
어디에 쓰나.
40∼120m의 장경간 도로교나 철도교에 쓰인다.
뭐가 탁월한가.
SB아치 합성거더는 같은 길이의 교량을 설치할 박스형 거더 대비 강재 사용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 강재가 적게 쓰이는 만큼 하중도 덜 나가기 때문에 별도의 가설 벤트(버팀대) 없이 소형크레인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차량 운행을 방해하는 교각 수도 최소화할 수 있어 복잡한 도심 현장에 적합하다. 개구형 박스와 I형 거더를 결합한 설계 방식은 차량 이동 시 소음의 원인이 되는 거더 진동을 2배가량 줄이는 효과도 있다. 주변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아치형의 독특한 외관도 장점이다.
포스트 신기술은.
거더는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교량받침) 위에 시공되는데, 접합부와 완전한 밀착이 어려운 구조상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거더 양쪽으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전도방지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차세대 공법인 오뚜기 거더(건설신기술 제861호)는 공법명 그대로 충격이 가해져도 스스로 중심을 되찾는 원리로, 양끝을 ‘ㄱ’자 모양으로 절단해 단차를 줌으로써 무게 중심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오뚜기 거더는 인도네시아 등 지진이 잦은 동남아권에 최적화된 공법이다. 노후 강합성 철도교에 대한 유지ㆍ보수기술도 있다. 철도교 보수 작업은 기차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 시간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속도가 생명이다. 스키딩(Skidding) 공법(특허 10-2118147호)은 힐만롤러와 스키딩잭을 조합해 노후 교량과 신규 교량을 신속하게 교체하는 공법으로 모든 공정을 4시간30분 만에 끝낼 수 있다.
신기술 개발, 활성화 챌린지는.
해외 시장 개척에 국내 거더업계가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SB이나코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벌인 결과, 인도네시아 수출 1호 교량인 수모교(Sumo Bridge)를 비롯해 총 6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앞으로도 신생 기업 양성 및 K거더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돕도록 노하우를 전수하고,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
다음 챌린지 주자는.
강덕만 동아이엔지 대표. 강 대표는 방음벽 지지구조물 또는 옹벽의 공기(工期)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건설신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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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엔지니어링의 SB아치 합성거더와 오뚜기 거더 공법을 결합해 시공한 인도네시아 하시부안교. /제공 SB엔지니어링 |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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