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공사 1726건ㆍ4022억원
전년보다 210건ㆍ731억원 감소
교량ㆍ상하수도ㆍ기초 등 선방
터널ㆍ토질ㆍ철근콘크리트 부진
협회"업계 노력, 특허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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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박병탁 기자] 지난해 건설신기술 활용 실적이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교량, 상하수도, 기초 등은 선방했으나 터널, 토질 및 기초, 철근콘크리트, 방수 등 나머지 분야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회장 박종면)가 1일 발표한 ‘2022년 건설신기술 활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신기술 적용 공사비는 총 4022억원(17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4735억원, 1936건)보다 731억원(15%) 감소한 액수이자, 2005년(3720억원) 이후 최저 실적이다.
건설신기술 활용 실적은 2010년 65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소 부침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4000억원대를 위협받을 수준에까지 이르자, 업계가 느끼는 심각성은 남다르다. 그동안 발주처에서 기술마켓을 운영하는 등 건설신기술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와 관련,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의 다분한 노력으로 건설신기술 활성화와 관련한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건설신기술이 아닌 특정공법 활성화였다. 특정공법 심의에는 신기술뿐 아니라 특허도 포함된다”면서, “건설신기술 활성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에 특허가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정작 건설신기술은 소외된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국토부 산하 각 지방국토관리청의 특정공법 심의 때 6개의 특정공법이 상정되는데, 이 중 건설신기술은 2개이고 나머지 4개는 특허로 채워진다. 애써 만든 건설신기술이 채택될 확률은 그만큼 적은 셈이다.
협회 관계자는 “다만 지난해 말 국토부 지침을 통해 특정공법 심의 때 건설신기술은 가점(3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터라, 올해 활용 실적은 좀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분야별로는 교량(1070억원→1194억원), 상하수도(325억원→458억원), 기초(452억원→471억원) 등은 소폭 늘어난 반면, 다른 분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터널(782억원→396억원)과 방수(415억원→246억원)는 거의 반토막 났고, 토질및기초(751억원→247억원)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이외에 철근콘크리트(215억원→151억원) 등도 부진했다.
한편, KH건설의 ‘고화재인 바인더스를 사용하여 변단면 형상의 개량체를 지중에 형성하는 저하중 건축물용 지반 개량공법(PF공법)’이 지난해 가장 많은 활용실적(324억원, 72건)을 기록한 건설신기술로 조사됐다. PF공법은 7층 이하 물류센터,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중저층 지반개량 공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어 △지승씨앤아이의 ‘거더 양측 단부에 돌출된 벽체를 갖는 단부격벽 일체형 PSC거더를 사용한 반일체식 교량 공법(BIB거더공법)’(272억원, 40건) △리트코의 ‘양방향 전기집진기술을 지하철 본선환기구에 적용한 미세먼지 저감기술’(245억원, 6건) △혜동브릿지의 ‘강박스 내측 하면에 아치형상의 콘크리트를 타설한 개구형박스 단면을 I형 단면의 상부에 조합하여 변단면 구조를 갖도록 한 강합성거더 공법’(231억원, 15건) △한국내진시스템의 ‘구조용 유리섬유와 탄소섬유를 적층하여 제작된 난연 보강섬유 패널 및 시트에 난연성 접착제를 부착한 콘크리트 구조물 보강공법’(133억원, 37개) 순으로 나타났다.
박병탁 기자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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