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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품셈 활성화, 정부ㆍ발주청 적극 나서야”
기사입력 2022-11-30 05:30:21   폰트크기 변경      
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지난 5년간 표준품셈 양적 기반 확대
젊은 인재 육성 및 기술력 강화 핵심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정부와 발주청, 업계 모두 적정 대가 지급을 위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

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사진)은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사업대가 현실화를 도모할 수 없다며, 정부와 발주청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표준품셈의 양적 기반은 확대되고 있지만, 그 활용도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표준품셈에 근거한 사업대가를 예산에 반영하려는 발주청의 노력과 함께, 이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 및 제도 강화 등을 강조했다.

각종 심의를 거쳐 객관적으로 마련한 표준품셈이라도 정작 이를 활용하고 지원해야 할 발주청과 정부에서 나서주지 않으면 업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는 젊은 인재 수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엔지니어링산업을 ‘일만 많고 처우가 낮은’ 산업으로 치부하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탓이다.

이 회장은 지난 5년 품셈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적정 대가 지급을 위한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정부와 발주청이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표준품셈,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은 인당 매출액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술인 10년차 급여도 건설사 초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젊은 인재들마저 엔지니어링산업을 기피하며, 기술력 부족 및 경쟁력 저하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턱없이 낮은 사업대가 때문이다. 대가가 제대로 주어져야 기술에 투자할 수 있고, 인재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

‘제값 받기’ 문화가 정착되려면 엔지니어링사업을 발주할 때 지금처럼 국가와 지자체 등 발주청에서 임의로 사업대가를 산정하는 대신, 발주청 및 업계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표준품셈에 따른 대가 산정이 선결돼야 한다. 이는 기술투자 기반 조성 및 우수 인력 유입은 물론, 부실 설계 및 설계 변경을 방지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예산 절감도 도모할 수 있다. ‘공정한 대가지급→우수인력 유입→기술투자→국가 예산 절감→산업 경쟁력 확보’의 선순환 체계는 표준품셈이 시장에 두텁게 뿌리를 내려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성과 및 앞으로 계획은.
2018년 센터 출범 이후 총 37건 335종에 달하는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을 제정했다. 개정 항목은 총 12건이다. 센터는 내년 상반기까지 총 54건 375종의 표준품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아가 2025년까지 엔지니어링사업의 약 95%에 대한 표준품셈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현재까지 목표의 절반 이상은 달성했다고 본다.

표준품셈 제ㆍ개정 작업과 함께 온라인 ‘엔지니어링 대가 산정 시스템’ 활성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지난해 11월 닻을 올린 후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표준품셈의 신뢰도 및 편의성 증진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조달청 나라장터 시스템 연계 등 전체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 산출이 가능한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표준품셈 활성화를 위해 동반돼야 할 요소는.
엔지니어링산업을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ㆍ육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적정 대가 지급을 통해 산업의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 발주청에서는 기존의 사례나 예산에 끼워 맞춘 대가 산정의 관행을 벗어나, 표준품셈에 근거한 사업대가를 예산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적정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 역시 업무별 기술인 투입 인력을 데이터화 해 적정 대가 수준에 대한 근거 자료를 투명하게 제시, 표준품셈의 신뢰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표준품셈을 마련하는 데 지속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관련 제도 정착을 위한 발걸음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처럼 발주청과 업계, 정부 등 이해관계인 모두가 한뜻으로 제 역할을 해야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협회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품셈 마련 절차의 투명화에 힘쓸 것이다. 또 표준품셈의 공신력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 운영방식의 지속적인 변화도 꾀하도록 하겠다. ‘엔지니어링 대가 산정 시스템’은 서비스 범위 확대 및 홍보 등을 통해 발주 담당자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백경민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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