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내년 상반기 건설 분야 엔지니어링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 고질적인 인력난과 수주 부진 등으로 경영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19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업황전망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7.2로, 올 하반기 69.2 대비 2.0p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기업의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 등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 삼아 이보다 낮아질수록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건설 분야 BSI 하락폭이 컸다. 건설 기술부문은 올 상ㆍ하반기에 걸쳐 76.9에서 68.1로 낮아진 데 이어, 내년 상반기 60.9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올 한 해 급격히 오른 물가와 인건비에 따른 인력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엔지니어링 기업의 경영애로사항을 보면, 인력난ㆍ인건비 상승을 꼽은 기업 비중이 36.9%에 달했다.
공공수주 부진을 꼽은 기업도 26.4%를 차지했다. 정부의 SOC(사회기반시설) 감축 기조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신규수주BSI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인 54.0을 기록했다.
엔지니어링기업 10곳 중 6곳은 인력난과 수주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 내몰렸다고 진단한 셈이다.
이와 함께 경제 불확실성(11.3%)과 경쟁심화(10.5%), 자금 부족(5.3%) 등도 경영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았다.
반면, 비건설 기술부문은 건설부문과 달리 내년 상반기 업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비건설 기술부문 업황전망BSI는 올 하반기 71.7에서 81.5로 높아졌다.
이 중 원자력 분야가 정부의 탈원전 탈피정책에 따른 수주 기대감을 높이며 57.3에서 87.7로 대폭 올랐다.
기계ㆍ전기ㆍ설비 분야도 고유가 및 환율 상승 등에 따른 해외 플랜트 수주 호조 기대감으로 올 하반기 대비 4.0p(72.9→76.9) 상승했다.
다만, 정보통신 분야 업황전망BSI는 7.1p(76.9→69.8), 농림 분야는 15.7p(86.7→71.0) 각각 하락했다.
백경민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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