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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 1분기 부진 딛고 100억달러 돌파…날갯짓 위해선 새 정부 외교지원 절실
기사입력 2022-05-18 06:10:19   폰트크기 변경      

아시아권 큰 회복세 보이며 전체 수주 이끌어…중동은 아직 부진한 모습
포스트 코로나로 각국 인프라투자 증가 속 수주 경쟁 점점 치열해져
업계, 고위급 순방 및 G2G 외교 등 범국가적 진출 전략 필요해

[e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연초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해외건설 수주가 작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와 고유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101억1617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은 97억2188만달러로, 10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었다.

다른 지표들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수주 건수는 193건에서 234건으로 21% 개선됐으며, 진출 국가도 66개국에서 75개국으로 14% 늘어났다. 진출 업체수도 221개사에서 242개사로 10% 증가했다.

수주 반등을 이끈 곳은 아시아로, 전체 수주의 6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달성됐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에서 계약한 수주금액은 63억4211만달러로, 전년 동기(29억2915만달러) 대비 실적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곳에서는 롯데건설이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를, 삼성물산이 베트남 연짝 복합화력발전소 사업 등의 대규모 사업을 따내며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유럽에서도 수주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유럽에서 이뤄진 수주금액은 16억2361만달러로, 6억1617만달러였던 전년 동기 대비 2.6배 이상 금액이 늘었다. 이곳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인 지난 2월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등을 따내며 수주를 견인했다.

또,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수주금액이 작년 동기 9953만달러에서 올해 2억2512만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난 실적을 자랑했다.

반면, 전통적 수주 텃밭으로 여겨지던 중동에서는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우리기업들은 작년 동기 중동에서 40억6106만달러의 수주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16억5460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중동지역에서 지연됐던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밖에 태평양ㆍ북미(15억428만달러→9210만달러)와 중남미(5억1169만달러→1억7859만달러) 지역도 전년 동기 대비 수주실적이 쪼그라들었다.

건설사별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16억8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를 달성했다.

이어 롯데건설이 14억1000만달러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롯데건설이 10억달러 이상의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한 것은 해외시장 진출(197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누계 1위를 기록했던 삼성물산은 9억5000만달러로 3위로 밀려났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8억6000만달러), 두산에너빌리티(8억5000만달러), GS건설(4억9000만달러), SK에코플랜트(3억9000만달러), 현대건설(3억9000만달러) 등이 나머지 순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해외건설 수주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중동지역의 재정 여건 개선에 따른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 정부의 고위급 세일즈 외교 지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글로벌 세일즈 대통령이 되겠다며 적극적 지원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세계 선진국 정상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찾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우리 국민들은 직접 발로 뛰며 글로벌 세일즈를 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해외건설 시장은 수주 경쟁 과열화되며 국가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G2G 외교 등 범국가적 진출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경쟁국가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천문학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하며 주요 인프라 사업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국가개발 프로젝트 등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에는 참여기업에게 금융조달 계획까지 요구하는 등 해외건설사업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VVIP 고위급 외교와 함께 공기업과 정책금융기관, 민간건설사의 ‘팀코리아’ 진출 전략 등을 통해 수출 첨병인 해외건설 산업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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