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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기준금리 인하와 건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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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24 06:00:14   폰트크기 변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건설업 경영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 인하 자체만 봤을 때 부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을 확대해 부동산 등의 수익형 자산 수요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부동 자금은 965조원에 이른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률을 좇아 부동 자금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가 싸지면 주택 구매나 전세 대출 수요가 증가한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보다 9조500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금리 인하 뒤 전세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동성 확대는 주택 구매 수요도 촉진해 움추러든 분양시장에 일부 호재가 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는 또한 건설업계의 재무 부담을 던다. 각종 차입금이나 개발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의 이자가 줄어들어서다.

 금리 인하가 긍정적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금리 인하 보다 그 원인이 된  성장률 하락에 금융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8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둔화와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면서 투자자들의 보수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BBB급 회사채가 지난주 수요 예측에서 쓴맛을 본 게 단적인 예다. 지난 19일 마감한 2500억원의 대한항공(BBB+)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사려는 수요가 750억원에 그쳤다. 1000억원 규모의 한진(BBB+) 회사채 매입 수요도 610억원에 불과했다.

BBB급 회사채 부진에 대해 한 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BBB급 회사채를 사서 불안해 하느니  A급 이상의 회사채를 보유하는게 낫다는게 투자자들의 심리”라고 말했다.

 투자자가 BBB급 회사채나 불황업종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건설사들의 돈줄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BBB급에 대한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  A급 기업이나 업황 부진을 겪는 업종의 자금조달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가 먼저 쓰러질 수 있다.  가뜩이나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는 가운데 한계기업이 늘어나면 기관투자자의 건설업 투자 기피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 지난 2015년에도 대우조선이 대규모 손실을 낸 이후 투자자들이 건설·조선업 채권을 꺼렸다. 

금리 인하 이후 시중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고 금리 인하에 도취해 유동성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일본은 80년대 과잉 유동성으로 부동산 거품을 키우다 오랜 후유증을 겪었다. 건설업계는  다시 온 저금리시대를 미래를 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부가 가치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재무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할 때다.

원정호 금융부장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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