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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신도시에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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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2 06:00:15   폰트크기 변경      

서울에 살며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기자가 친구들을 만나 언젠가부터 빼놓지 않고 나누는 대화가 있다. 내 집 마련에 관한 대화다. 강남과 종로ㆍ광화문, 여의도에 직장을 둔 이들이 대부분이다.

가정을 꾸리기 시작할 나이. 결혼과 맞물려 주택을 매입할 것인가, 전세를 구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가 주를 이룬다. 어째서인지 수도권 신도시를 거주 희망지로 꼽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위례ㆍ판교 등 강남 출퇴근이 용이한 극소수 신도시를 제외하고 파주나 양주, 김포 등 서울과 상대적으로 먼 곳을 꼽는 이는 더더욱 없다. 지난해 말부터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3기 신도시는 ‘보기’에도 없다.

이유는 간단했다. “3기 신도시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려면 10년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다. 앞서 1ㆍ2기 신도시의 전례를 목격해서일까. 신도시에 대한 예비 신혼부부들의 호감도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에 대한 ‘선교통 후개발’을 공언했다.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핵심 교통망을 개통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발표 1년여 만에 비관적인 시선을 받게 됐다. 내년부터 3기 신도시의 택지 분양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교통망 건설의 ‘첫 단추’인 수요 예측 방법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을 거쳐 착공까지는 최소 5년, 준공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민간의 주택공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을 서둘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다수의 전문가들은 “입주 초기 주민들이 출퇴근 등에 큰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수 년 전 위례신도시, 다산신도시, 광교신도시 등 조성 당시 젊은 수요자들의 열광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신도시의 주 수요층의 외면이다. 국민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교통 인프라의 확보다.

 

권성중기자 kwon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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