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K 순금의 순도는 99.99%다. 이는 그것이 무엇이든 가치로서의 100%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00%는 완벽을 의미한다. 속담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하였으니 이는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것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한비자> ‘내저설 상 칠술’ 편에서는 만장일치의 그림자에 숨겨진 의미가 잘 소개되어 있다.
장의(張儀)는 진(秦) 나라, 한(韓) 나라, 위(魏) 나라의 세력을 이용해 제 나라와 초 나라를 정벌하자고 하고, 혜시(惠施)는 제 나라, 초 나라와 동맹을 맺어 전쟁을 그만두게 하자고 하여 두 사람은 논쟁을 벌였다. 주위의 신하들은 모두 장의의 말이 옳다며 제 나라와 초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아무도 혜시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왕은 장자(張子ㆍ장의)의 말을 듣고 혜자(惠子ㆍ혜시)의 말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제 나라와 초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결정되었다.
혜자는 궁궐로 들어와 왕을 알현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선생께서는 말하지 마시오. 제 나라와 초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과연 이롭소. 온 나라가 전부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있소.” 혜시가 말하였다.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무릇 제 나라와 초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진실로 이로운 것이며, 온 나라 사람들이 전부 이롭다고 생각하면 어찌 지혜로운 자가 많아서 그렇겠습니까! 제 나라와 초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진실로 불리한 일인데도 온 나라 사람들이 전부 이롭다고 생각하면 어찌 어리석은 자가 많아서 그렇겠습니까! 무릇 모의한다는 것은 의심하는 것이며 의심하는 것이란 진실로 의심스럽기 때문이니, 의심스러운 점이 진실로 의심스럽다면 옳다고 생각하는 자가 절반이고 그르다고 생각하는 자가 절반일 것입니다. 지금 한 나라가 전부 옳다고 생각하니 이것은 왕께서 나라의 절반을 잃은 것입니다. 겁박받는 군주란 진실로 그 절반을 잃은 것입니다.”
<논어> ‘자로’ 편에 나오는 공자와 제자 자공의 대화를 살펴보자.
자공이 여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도로는 아직 안 된다.” 자공이 다시 여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미워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도로도 아직 안 된다. 마을의 선한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고, 그 마을의 선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는 것만 못한 것이다.”
어떤 의견을 처리함에 있어 모든 사람이 하나로 모이는 것만큼 바람직한 것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 해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이가 있어야 한다. 한쪽 방향으로만 바라본다면 반대 편에 있는 하자(瑕疵)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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