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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팬데믹(대유행)’으로 이어진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다행히 국내 확진자수는 다소간 줄어 들고 있지만 무서운 기세는 이제 유럽과 중동을 넘어 미국과 남미, 동남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적 충격은 훨씬 엄청나다. 전세계 정부는 물론, 전문가란 타이틀을 단 사람들은 ‘최악’, ‘경험하지 못한’, ‘상상 초월’ 등등 연일 극단적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위기는 이미 현실이 됐다. 국제유가는 급락해 20달러선까지 떨어졌고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유례없는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말그대로 참담한 수준이다.
금융시장 다음은 실물경제다. 한국경제에서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무역이 직격탄을 맞았고 내수는 얼어붙다 못해 소멸 직전다. 올해 2%대 성장률 목표는 이미 꿈 같은 얘기가 된지 오래로 역성장(-)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ㆍ중견기업, 그리고 대기업까지, 언제 어디서 ‘곡소리’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비상’을 선포하고 ‘정책적 상상력’을 넘어선 민간까지 포함한 범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전례나 규제 등 무엇도 따지지 말고 시장불안을 해소하고 경기를 방어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주문이자, 명령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간 정부 및 금융당국의 행보를 보면,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눈치보고 망설이다 선제적 조치는 커녕 적절한 대응도 못한 사례가 너무 많아서다.
금리가 그랬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경제불안이 가중되던 지난 2월말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경기방어는 나몰라라 총선을 앞두고 집값 눈치만 살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이 파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고서야 부랴부랴 뒤를 쫓았다. 공매도 규제를 비롯한 주가안정 조치도 미적거리다 폭락을 방어하는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증시, 채권안정을 위한 펀드조성이나 거래세 한시면제, 가격제한폭 축소 등도 말만 했지 실행을 못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도 그렇다. 13년만에 최악의 수주성적표를 받아든 해외건설업계가 작년부터 숱하게 탄력근로기간 연장(유예)를 건의했건만, 150개국의 입국제한이 걸리고서야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긴급 편성한 추경에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재난기본소득에 관한 내용이 주였지만, ‘특단’을 포기한 정부에 강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정부는 출범 후 지금껏 부동산이나 토목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은 절대 없다고 주장해왔다. 2차 추경까지 논의되는 현 시점까지 유효한 선언인지 묻고 싶다. 시장의 두려움은 위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당국의 망설임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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