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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물은 단물이다. 반대로 이름도 쓴 씀바귀가 있고 익모초 즙 같은 쓴물도 있다. 옛말에 쓴 것이 약이라 했다. 그러나 알면서도 쓴 것은 피하게 되고 단물 찾아 살게 된다.
말도 마찬가지다. 달콤한 말보다는 쓴말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쓴말이 아무리 약이라 해도 남에게 잘못하면 평생 원수가 되는 수도 있다. 이왕이면 단말을 해서 분위기 좋게 넘어가는 것이 좋은 세상이다.
‘단’자 들어가는 말들을 열거하며 시작하는 시다. 그 다디 단 시절은 단꿈처럼 지나가고 스스로를 돌아보니 부질없는 세월을 보낸 것 같아 ‘티끌 같은 단편들’이라는 말이 나왔다. ‘단편’은 앞에 열거한 것처럼 ‘단’자가 들어가지만 짧은 인생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쪽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장취의’ 역시 또 다른 ‘단’자로 내 뜻대로 살지 못하고 남의 인생이나 빌려 쓰며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이다. 열심히 산다는 것이 결국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하며 깜박 나를 잊고 사는 것 아닌가.
세상 어디 단물만 있으랴. 때로 쓴물이 약이 되고 그 희생으로 한 가정이 우뚝 서고 자식들 여봐란 듯이 키운 것이야말로 또 다른 단물임을.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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