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대는 물론 30∼40대, 50대까지 2∼3명만 모이면 부동산 정책을 논하는 시대다. 블로그와 TV, 유튜브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연일 이슈다.
정부가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잡겠다는 집값은 못 잡고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 공급만 축소시켰다는 짜증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 말만 믿고 주택 매입 시기를 놓친 이들은 땅을 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 한 채를 강남 집으로 선택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부동산 정책이)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발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화법은 단연 화두다. 언론에서“종합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잘’이라는 단어가 제각각 해석될 수 있다며 국토부에서는 해명자료까지 냈다. 무슨 소린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3년 전인 2017년 청와대 공식 유튜브에 올려진 김현미 장관의 인터뷰 영상도 화제다. 김 장관이 취임 후 첫 부동산 대책인 ‘8ㆍ2 대책’에 대한 홍보 영상인데, 지금에 와서 결과는 모조리 정반대로 나타났다.
맞벌이ㆍ신혼부부ㆍ다자녀 가구가 청약을 하기 쉽게 하겠다고 했지만, 청약가점 혜택이 없는 데다 현금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이 막히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은 무너졌다. ‘금수저’를 위한 정책인가 보다라는 푸념 섞인 말도 쏟아졌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세제ㆍ금융 혜택을 주겠다고 한 부분도 원점 회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장관이 ‘거짓말쟁이’로 전락해 버린 순간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동산 가격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으니, 장관 책임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서민들의 부동산 관련 대화는 결국 ‘정부의 정책이 나올 때마다 반대로 행동했다면’, ‘집을 사지 말라고 했던 2017년 내 집을 마련했다면’ 등과 같은 씁쓸한 후회로 마무리된다.
그렇기에 이번 22번째 대책의 시작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부터 해야 했다. 투기수요를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부동산 정책의 답은 실패에서 찾아야 한다.
한형용기자je8da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