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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 영업이익 곤두박질… 혁신으로 ‘낡은 경영’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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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25 10:33:43   폰트크기 변경      
1990년 517개서 2007년 1만943개 ‘40배 증가.

전체 건설업체 중 중소업체 비중 98.8% 차지.

 대부분의 나라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협력과 경쟁을 하면서 경제발전에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상징이면서 혁신의 원천으로 전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1960년 이후 중소기업의 보호 육성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 분야도 지역의무공동도급, 지역제한입찰제도, 도급하한제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수주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소 건설업 지원정책은 외국과 비교해도 아주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중소기업 창업 증가와 함께 생산과 고용 비중은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 1990년 초에 517개이던 일반 중소건설업체 수가 2002년 1만개를 넘었고, 2007년 말에는 40배가 넘는 1만943개로 늘었으며 전체 일반건설업체 가운데 중소업체 비중은 98.8%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체 수가 급증한 것은 1989년 이후 건설업 면허・등록요건 완화가 배경이지만 각종 중소기업 지원시책이 신규 진입 리스크를 줄여준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운찰제와 같은 제도적 환경에서 신규 업체의 진입 부담이 없어졌고 기존 기업은 복수 기업으로 세포 분열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결과적으로 업체 수와 종업원 수, 생산액 등 각종 지표에서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확연히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지역의무공동도급 ・ 지역제한 등 육성정책 불.

평균 매출액 28억원으로 대기업의 0.7% 수.

 절대적인 부진에 빠진 중소건설을 살리는 문제가 양극화 해소대책의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보호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영성과의 격차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을 보면 중소건설업체는 2007년 기준으로 8400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대기업의 2억5780만원의 32.6%에 불과하다.

 1990년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4410만원으로 대기업의 3540만원보다 오히려 24.5%가 많았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즉 1990년대 이래 대기업은 7배 이상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답보상태에 머문 것이다.

 연평균 증가율로 봐도 12.4%와 3.9%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명목가치 기준인데 실질가치로 따지면 중소기업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대-중소기업 사이에 격차가 더욱 극명한 것이 매출액 규모다.

 2007년 대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3984억원, 중소기업은 28억원이었다. 대기업의 0.7% 수준이다.

 흔히 종합건설업을 하려면 매출액이 최소 50억원은 돼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전체 건설업체 중 50억원 이하의 매출을 올리는 건설사가 79.9%에 달한다. 이 정도의 매출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IMF 외환위기 전만 해도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50억〜60억원 수준이었으나, 1998년 30억원대로 급감한 이후 회복될 기미가 없다.

 물론 페이퍼컴퍼니가 난립한 결과도 있지만 최근 업체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하다.

 대기업의 경우 완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9.1%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규모 증가율은 연평균 -6.1%였다. 이 또한 명목가격 기준으로, 실질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마이너스 10%를 훌쩍 넘는다.

 수익성 격차도 크다. 대한건설협회의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7년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6.9%인 데 반해 중기업은 1.6%p 낮은 5.3%를 기록했고, 소기업은 5.6%였다. 산업은행의 기업재무 분석에서도 중소건설업체보다 대기업의 수익성이 꾸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7.4%, 중소기업이 5.3%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약 2%p의 수익성 갭이 있는 것이다.

 중소건설업체의 기업활동과 생산성이 극도로 부진함에 따라 종업원 수는 10년간 73명에서 3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기업의 평균 종업원 수가 2007년 1545명으로 10년 동안 20% 가까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중소기업은 점점 슬림화가 이루어지는 반면 대기업 조직은 계속 확대됐음을 나타낸다..

 평균 급여수준도 10년 전엔 중소기업이 3% 정도 높았지만 2007년에는 대기업의 50.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7년 대기업의 평균 급여액은 2970만원인데 중소기업은 절반인 1510만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보수수준이 떨어지면 인력 충원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다시 생산성을 저하시켜 수주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부실업체 키우는 변별력 없는 입찰제 개선 필.

보호정책 의존말고 주력 분야 발굴 전략 세워.

 중소기업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상징이자 혁신의 원천이라고 했다. 그러나 건설에서 중소기업은 한마디로 조락의 상징 같다.

 중소기업의 경영성과가 장기간 부진한 것은 건설업 등록규제 완화로 부자격 신생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이 주요인이지만,부실업체가 온존토록 한 제도적 환경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

 특히 변별력이 약한 입찰제도와 칸막이식 업역 등 경쟁제한적 장치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위험이 따르는 경쟁과 혁신보다 안전성을 추구하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좀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지방 중소기업의 주무대인 공공공사가 IMF 외환위기 이후 크게 줄어든 것도 중소기업 위축의 주요 원인이다.

 2001년 이후 전체 건설시장은 연평균 3.8%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이 발주한 실질공사 규모는 연평균 증가율이 -3.1%를 기록했다.

 한편으론 주택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브랜드파워를 가진 소수의 대기업이 막대한 시장을 점유한 반면 중소업체들은 최저가제 확대와 턴키공사, BTL 발주가 늘어 주력 시장이 계속 밀려난 것도 중소기업 부진의 원인일 것이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 중소업체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지만 한시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약이 많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장기적 관점의 주력분야를 설정하고 제한된 경영자원을 집중시켜야 한다.

 더욱이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이 구체화되면 업역 규제 등이 거의 사라지고 건설사업 환경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은 한층 강조될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시혜적 제도에 의존해 용이하게 사업을 영위하려는 의타심이다. 경쟁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권오현.

건산연 연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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