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조선 분야 등에서는 3차원 CAD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시스템으로 생산성향상 및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도 이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이 국내에 소개되고,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은 활용수준이 매우 저조한 편이다. 건설산업 분야에 2D CAD시스템이 도입된 지 25년이 넘은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건설산업에도 제조업, 조선 분야와 마찬가지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상건설시스템개발연구단은 이러한 BIM 기반의 건설 프로젝트 운영을 위해 3차원 공간ㆍ설계ㆍ엔지니어링 정보를 기반으로 건설 프로젝트 총 생애주기에 걸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주체들이 효과적으로 정보를 생성ㆍ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및 체계 개발을 목표로, 총 4년 10개월의 기간(2006년 12월~2011년 10월, 총 연구비 약 190억원)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단의 결과물이 대한민국의 BIM기술을 선도함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서도 대한민국의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 |
||
<가상건설 연구단 목표> |
내년 10월 연구의 종료를 앞두고 있는 본 연구단은 현재 4차연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4차연도 연구종료일인 올해 6월말까지 전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7월부터 내년 10월까지인 마지막 5차연도에는 실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테스트 베드 수행을 통해 본 연구단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해 효과를 가시화하고, 이를 통해 실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단의 조직은 3개의 세부로 구성돼 있으며, 각 세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1세부(성균관대 외 5개 기관)에서는 구조설계, 설비설계, 견적 자동화 등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2세부(한양대 외 2개 기관)에서는 프로젝트 기획 및 개념 설계 단계, 시공단계에서의 추계학적 시뮬레이션과 그래픽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세부(㈜두올테크 외 7개 기관)에서는 1세부와 2세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통합시스템 개발을 위한 각 시스템 모듈간의 데이터 호환 및 표준화, 3D 설계 가이드라인 작성 등을 통해 건설 프로젝트에서의 PLM인 CPLM(Construction Project Life-cycle Management)를 구축하고 있다.
![]() |
□ 가상건설 기법을 활용한 구조설계, 설비 및 견적자동화 시스템 개발
성균관대를 비롯한 6개 기관은 건설프로젝트 총 생애주기 중 설계단계에 중점을 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설계의 효율 향상과 실제 현업에서 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 구조ㆍ설비 해석단계와 설계단계의 모델 연동이 가능한 3차원 기반의 구조ㆍ설비 설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현실에 맞는 BIM기반 견적시스템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 |
□ 가상현실 기법을 활용한 건설기술 및 프로세스 시뮬레이션 시스템 개발
한양대를 비롯한 3개 기관은 설계단계에 중점을 둔 1세부와 비교하였을 때 이와 연계된 총 생애주기 중 기획단계와 시공단계에 중점을 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는 3D GIS, VR, 프로젝트 기획을 지식기반 체계, 추계학적 시뮬레이션 모델 기반 기획 및 개별시설물 기획을 위한 의사결정 체계 등을 융합해 기획단계의 건설프로젝트 VR기반 시뮬레이션을 구축한다. 시공 단계에서는 통합 프로젝트 정보 모델을 기반으로 생성된 추계론적 시뮬레이션 결과와 그래픽 시뮬레이션 도구를 연동해 진도관리기능을 강화하고 시공성 및 위험도 등을 예측 시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 |
□ 3차원 건설정보기반의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
3세부는 ㈜두올테크를 비롯한 8개 기관이 앞서 설명한 1세부와 2세부의 연구결과를 통합하는 내용을 주된 연구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3차원 건설정보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포함한 가상건설 시스템의 효율적 구축을 위한 3차원 건설 정보 데이터 호환성 및 표준화와 3차원 설계에 대한 설계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향후 본 연구단을 통해 개발된 시스템의 국외 진출과 국내 건설 사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국제 표준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 |
□ 결언
BIM기술은 고품질, 저비용의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이미 전세계 건설산업에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건설 산업 또한 공공공사 턴키프로젝트에서 BIM기반 발주 등으로 인해 BIM 기술에 대한 관심 및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건설 산업에서의 BIM 기술의 확산은 향후 본 연구단에서 개발한 시스템의 빠른 현장 적용과 함께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서의 BIM 기반 프로세스 적용을 더욱 더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비록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은 다른 BIM 기술 선진국보다 도입은 늦었을지라도 세계 최고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BIM 기술은 다른 국가 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기술력의 증대는 국내 건설 산업의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향후 BIM 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건설 산업의 전반적인 꾸준한 노력과 변화가 동반해야 할 것이다.
최철호<국토해양부 가상건설연구단 단장/㈜두올테크 대표이사>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건설경제 공동기획>
최철호 단장 인터뷰
![]()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BIM기술 후발주자로써 어떻게 하면 선진외국과 차별화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수백명씩 투입해 3D BIM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외국사와는 경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단에서는 이미 상당한 시장지배력과 제품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외국시스템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피하고 오히려 이들 제품을 적극 활용해 국내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부분을 보강, 시장 친화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돼 있지 않는 시스템은 연구단에서 직접 개발함으로써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틈새시장도 노리는 목표 및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연구 결과가 건설 산업계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은.
지금 BIM기술이 전세계적으로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을 정도로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IT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대한민국이 선도하고 있고 이런 첨단 IT기술이 건설산업과 융합된 기술이 바로 BIM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BIM기술의 핵심을 연구한 곳이 바로 가상건설 시스템개발 연구단이다. 연구단의 연구결과물로 나올 시스템들과 전문인력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BIM산업을 주도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건설엔지니어링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책ㆍ제도적 지원책은.
최근 공공공사 발주시 입찰안내서에서 BIM기술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산업전반에 걸쳐 BIM기술이 확산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만 국가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애써 개발한 시스템 및 체계들이 이런 프로젝트들에 적용될 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결과물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상건설기술의 미래전망과 앞으로 추가로 필요한 연구는.
가상건설의 미래전망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BIM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등장하면서 BIM기반 엔지니어링기술의 수요가 국내ㆍ외적으로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BIM기반의 가상건설기술이 이런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이다. 다만 시공단계에서 구축된 BIM데이터가 완공된 구조물의 운영 및 유지관리단계에서도 지속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가상건설 확산을 위해 정부와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BIM기반 가상건설기술의 도입은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BIM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회사에서는 관련된 사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아직까지도 BIM기술을 3D CAD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BIM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CAD전문가가 아닌 각 엔지니어링분야의 전문가(설계, 견적, 구조해석, 시공 등)들이 직접 BIM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관련기술자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런 BIM기술 전문가 양성에 가상건설시스템 개발연구단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서태원기자 tae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