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세현 |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구조ㆍ자원연구실 연구위원 |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이나 자원고갈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산업은 타 산업의 생산 활동에 비하여 막대한 자원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대량의 폐기물 배출이 불가피하여 지구의 환경부하를 증대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건설산업에 수반되어 배출되는 건설폐기물은 1998년에는 하루에 약 4만8000t이 발생하였으나 2007년에는 약 17만6000t으로서 지난 10년간 약 4배에 가깝게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국가에서 발생되는 전체 폐기물의 50%를 점유할 정도로 많은 양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설폐기물은 다른 폐기물과는 달리 적정한 처리와 활용에 필요한 제도만 뒷받침되면 충분히 재활용될 수 있는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시작되던 2005년 당시만 해도 이에 대한 기술적인 기준과 제도마련이 미흡한 실정이었다. 건설폐기물 발생량 대비 재활용률은 이미 95%를 상회(환경부 통계자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그 당시 재활용되던 용도는 매립용이나 성토 및 복토용 등과 같은 단순용도로 주로 재활용되었다.
![]() |
||
자료 : 환경부 (전국폐기물 일일당 발생량) |
![]() |
||
건설폐기물 성상별 발생 비율 (‘08년) |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전체 폐기물 중 건설폐기물이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폐기물 발생 추이와 상당히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1991년부터 재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재생자원 이용의 촉진에 관한 법률’을 시행(우리나라의 이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2003년 12월 제정되었다)하였으며, 2001년에는 건설리사이클법을 제정하여 폐콘크리트 등 4개 품목에 대한 분별해체 의무화를 시행하였다. 아울러 2005년에는 순환골재를 콘크리트용 골재로 활용하기 위한 JIS 규격도 제정을 완료하는 등 기술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건설폐기물을 유효하게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적, 제도적 기반의 마련이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국토해양부의 첨단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건설폐기물 재활용 기술개발’ 연구를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수행하게 되었다.
추진 경과
건설폐기물의 실질 재활용률 80% 달성을 본 연구의 최종 목표로 설정함과 동시에 연구과제를 선정 착수하였으며, 연차별 연구목표를 설정하여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하였다. 1차연도에서는 연구개발 방향 설정을 시작으로 2차연도에서는 장치 및 제품제작, 3차연도에서는 요소기술완성, 4차연도의 시범적용 등의 추진단계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실용화까지 추진하는 5단계로 연구를 추진하였다.
![]()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순환골재콘크리트를 구조물에 사용하기 위한 순환골재의 품질기준 정비와 순환골재 콘크리트의 구조설계기준 마련, 반환된 미군기지나 주유소ㆍ저유소 등의 해체 시 발생하는 유류에 오염된 건설잔토를 재활용하는 기술의 개발, 건설폐유리를 파쇄하여 유리타일이나 유리블록으로 제조하는 기술의 개발, 불법매립 등 사회적으로 자주 문제가 되었던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보처리시스템 구축, 순환골재를 사용한 도로기층용 아스팔트콘크리트 포장의 재료 및 시공기술 개발 등 주로 건설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기반이 되는 기술의 개발을 담당하였다.
주요 성과
앞서 언급한 건설폐기물 재활용 기반구축 기술개발을 통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실물크기 모형의 구조실험 등을 통한 순환골재콘크리트의 역학적 성능을 규명하여 그 결과를 KS F 2573(콘크리트용 순환골재), KS F 4009(레디믹스트 콘크리트), 2007 콘크리트구조설계기준, 대한건축학회의 건축구조설계기준 개정에 반영하였으며, 2009년 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 순환골재콘크리트를 제정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정화된 건설잔토를 관로공사용 골재로서 적용가능성의 검증을 통해 2009년도 6월 순환골재 품질기준(국토해양부 공고) 개정 시 다음과 같이 ‘하수관거 설치용 모래대체 잔골재’ 용도를 새로이 제정하였다.
또한 건설폐유리의 파ㆍ분쇄를 통해 유리블록 및 유리타일을 제조하는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건설폐기물 관련업체 정보처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건설폐기물 관련 업체들의 표준정보처리시스템, 자체차량 계량시스템, 순환골재 사후관리 시스템, 전자인계 연동시스템, 이동차량 위치감지 시스템의 성과를 도출하였으며, 폐콘크리트에서 파쇄된 순환골재를 이용한 도로기층용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 재료의 기준과 시공기술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은 요소기술의 개발 외에도 학술논문 59건, 특허 및 소프트웨어 등의 산업재산권 출원 또는 등록 9건, KS, 구조설계기준 등의 기술적 기준 마련 7건 등 총 81건의 정량적인 성과를 이뤘으며 이러한 요소기술의 성과물들을 집약하여 총 6건의 시범사업을 진행하였다.
기대 효과
본 연구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있으며 이를 위하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순환골재 콘크리트 관련 구조기준의 제ㆍ개정, 유류에 오염된 건설잔토 정화기술의 실용화, 건설폐유리를 재활용한 유리타일 및 유리블록의 제조기술 개발, 건설폐기물 관련 업체의 정보처리시스템 구축, 순환골재를 활용한 도로기층용 아스팔트콘크리트의 기준 및 시공기술 개발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순환골재 콘크리트의 구조기준을 제ㆍ개정하기 위한 기반기술을 구축함으로써 천연골재의 일부를 순환 굵은골재로 대체한 콘크리트의 배합 및 생산, 타설, 양생 등 일련의 프로세스에 있어서 기술자료로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그로 인하여 순환골재 및 순환골재 콘크리트의 실물 구조물에 대한 적용가능성 여부에 부분적으로 존재했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자료로 활용됨으로써 순환골재의 재활용 촉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반환된 미군기지나 주유소, 저유소 등에서 해체공사 시 배출된 유류오염된 토사를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정화된 토사를 관로공사용 골재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의 개발을 통해 연간 7000t 이상 발생되는 유류오염된 토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반과 건설폐유리를 유리타일이나 블록으로 제조하기 위한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실시간 건설폐기물의 발생과 이동에 따른 처리에 대한 표준화된 정보처리 시스템 구축은 건설폐기물 처리의 투명성 확보와 업무의 능률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며 더구나 2010년 건설폐기물의 전자인계서 작성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본 기술은 건설폐기물의 발생 및 처리, 생산된 순환골재의 판매 활성화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순환골재를 사용한 도로기층용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재료 개발 및 실용화 연구는 건축물의 재건축 및 재개발에 따른 폐콘크리트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환골재를 도로기층에 활용하고 현장적용기술을 개발하여 합리적이며 친환경적인 자원 재활용을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연구의 기술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폐기물에서 생산된 순환골재의 품질확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니는 수요처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적인 순환골재의 활용을 통해 국가차원에서 겪고 있는 골재난의 부분적인 해소와 골재 비용의 절감으로 인한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