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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미국, 호주, 싱가포르, 유럽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용수관리 인프라를 경제적이고 효율적 관리하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기존의 용수 생산ㆍ공급망에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 ICT)을 접목한 지능형 물관리, 즉 ‘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 SWG)’의 연구ㆍ개발ㆍ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용수관리 인프라 및 시스템은 수요ㆍ공급의 불균형, 인프라의 가동효율 저하, 누수로 인한 손실발생 및 환경오염, 생산ㆍ수송 시 에너지의 과다 소모, 용처와 무관한 과다처리로 인한 손실발생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 구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수자원 관리, 용수의 생산ㆍ공급ㆍ소비, 하ㆍ폐수의 처리 및 재이용 등 용수관리 전 분야에 걸쳐 양방향ㆍ실시간 용수정보를 감시ㆍ대응하여 용수관리와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를 달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지능형 물관리 체계인 스마트 워터 그리드 구축은 급증하고 있는 ‘메가시티(Mega-City)’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뿐만 아니라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등을 기존의 수자원 및 용수관리 전 분야에 도입하여 융합형 스마트 워터 그리드의 연구ㆍ개발ㆍ구축 관련 논의가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실례로, 스마트 워터 그리드의 핵심기술인 ‘수도계량 원격검침(Automatic Meter Reading, AMR)’에 대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 건설되고 있는 신축 아파트 단지, 신도시에는 전기ㆍ수도ㆍ가스ㆍ온수 데이터를 동시에 원격적으로 통합검침할 수 있는 원격검침시스템의 도입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는 추세이다.
수도계량 원격검침(Automatic Meter Reading, AMR)
원격검침시스템은 부재 중 수용가의 지속적 증가에 따른 검침업무의 난해함을 해소하고, 검침 누락 예방 및 고지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용수 사용의 실시간 고지ㆍ분석을 통해 누수 탐지가 가능하므로 용수의 절약을 유도할 수 있으며, 용수의 수요정보를 양방향ㆍ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대응이 가능하다. 메가시티에 적합한 지능형 물관리의 핵심 기술인 셈이다.
일반적인 원격검침시스템은 △디지털 수도계량기(Water Meter), 센서(유량ㆍ수질ㆍ온도 등)를 통해 검출된 데이터를 수집기로 전송해 주는 검침단말기(Meter Interface Unit, MIU) △검침단말기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유ㆍ무선 통신망 △전송된 데이터를 일정구역 단위로 저장하고 검침서버로 전송해 주는 수집기(data concentration unit, DCU) △정보처리 장치 및 검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운영서버(server)로 구성된다(그림 1).
수집된 데이터를 수집기로 전송하는 방식은 크게 △유선방식(전력선 통신, 인터넷 네트워크, 전화선, 케이블 TV 망 등) △무선방식(RF, Binary CDMA, Zigbee, bluetooth 등)△장거리 무선방식(CDMA, SMS paging network, 위성통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디지털 수도계량기는 지시부의 구조에 따라 습식, 건식, 전자식 계량기로 분류할 수 있으며, 수도계량기의 검출방식은 리드스위치(reed switch) 방식, 자기저항(magneto-resistance)방식, 3개의 자계코일(cyble)을 활용한 방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검침단말기에서 수집기로의 데이터 전송은 유ㆍ무선 방식으로 채택할 수 있으며, 현장여건과 통신환경, 전력공급과 전력소모량 등을 종합 고려하여 경제적으로 타당하고 안정적인 방식을 선정해야 한다.
국내외 원격수도 검침기 개발 현황 및 도입 사례
국내의 원격수도 검침 시설은 2002년부터 서울시와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입되었다. 초기에는 카메라를 활용한 촬상(image reading)방식을 도입하여 기존의 습식미터의 지침 영상을 숫자로 변환하였으나, 오류가 발생하거나 이미지 전송실패 등을 경험하였다.
이후 많은 디지털 수도계량기 제작사에서 다양한 원격수도 검침시스템을 개발 및 개량하여 현장에 적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상당수의 제작사는 리드스위치 방식의 건식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활용해 검출한 데이터를 RF(424㎒, 10㎽)와 Zigbee 무선통신(1.8㎓, 23㎽) 방식을 활용해 수집기로 전송 후 CDMA 무선통신방식 또는 PLC 통신방식을 통해 검침서버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그림 2 참조).
국외의 원격수도 검침 시설은 상수도 무인운영, 자동화와 함께 객관적이고 정확한 검침과 통계분석을 위해 1970년대부터 수도 및 가스, 전력분야에 원격검침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Scott Report & IMS Research’의 보고서(2010)에 따르면, 북미지역 내 원격검침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계량기는 1억6500만 개가 구축되어 있고, 이 중 원격검침용 수도계량기는 4400만 개가 구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의 디지털 수도계량기 주요 제작사는 Neptune, Badger, Itron, Sensus, Aclara(이상 미국), Diehl(독일), Fluid(영국), Arad(이스라엘), Kimmon(일본) 등이며, 대부분의 디지털 수도계량기는 양방향 통신방식으로 RF통신을 활용해 검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가 가능하다. 일부 제작사에서는 중수용 디지털 수도계량기 생산을 통해 하수재이용 및 우수 등의 능동형 수자원확보 시에도 원격검침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으며, 밸브개폐를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개발하여 원격으로 밸브 개폐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그림 3).
최근에는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활용하여 고도화된 원격검침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단순한 수도계량 원격검침(Automatic Meter Reading, AMR)에서 지능형 검침 인프라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AMI)로 발전하는 추세이며, 수자원 관리, 용수의 생산ㆍ공급ㆍ소비, 하ㆍ폐수의 처리 및 재이용 등 용수관리 전 분야에 걸쳐 양방향ㆍ실시간으로 용수관리 정보를 감시ㆍ대응할 수 있는 용수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그림 4).
수도계량 원격검침의 미래 발전 방향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한 수요 증대, 시민 생활수준의 향상, 국내 IT기술의 선진화, 전자소자 및 네트워크 시스템의 발전 등으로 전기, 가스, 수도, 온수 등의 통합 원격검침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점차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신도시 구축 및 도시재생사업 시 스마트 워터 그리드를 통한 맞춤형 저전력 원격검침 시스템의 도입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도계량 원격검침시스템의 미래 발전 방향은 계절별로 온도차가 큰 우리나라 기후 특성에 맞게 하절기 침수 및 동절기 동파를 예방하여 데이터의 수신율이 저하되지 않도록 디지털 수도계량기 보호통을 개선하고 전자통신 부품의 내구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배터리 소모로 인해 교체 및 유지관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전력 센싱 및 sensing network 방식의 획기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수도 계량 원격검침시스템은 디지털 계량기, 무선 단말기, 리피터, 수집기, 검침서버 등이 종합적으로 구성되는 통합관리 시스템이므로, 각 구성부 및 통신규격에 대한 표준화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용수 소비량과 수질 정보, 요금고지 이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누수경보, 동파·침수경보, 독거노인 안전 서비스 등)를 병행할 시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에너지 효율이 최적화된 메가시티의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그림 5).
주진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