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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리포트>100년만에 정수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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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1-11 07:46:01   폰트크기 변경      
지능형 막여과 고도정수시스템(Wise-DIMS)
   
오희경 대우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
 20세기 들어 사람의 평균수명은 이전에 비해 약 35년 늘어났다. 의학기술의 발달이 주된 이유겠지만 상수도 발전에 의한 수돗물 보급도 수명연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최초 근대 수도인 뚝도정수장이 건설된 1908년 평균수명이 48.5세인 반면 최첨단 가압식 막여과시설이 영등포정수장에 준공된 2011년 평균수명은 80세에 이르고 있다. 국내 상수도시설은 양적ㆍ질적 발전을 거듭해 현재 94%의 높은 상수도 보급률로 각 세대에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을 각 가정에서 정수기로 재처리하여 마시는 비율이 증가하고, 좋은 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증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지구 온난화 및 산업발전에 따라 상수원이 다양한 자연적ㆍ인위적 수질오염원에 노출되고, 기존 정수시설로는 처리율이 낮은 신규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출현하며, 정수장 이후 급수관망에서 2차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첨단 지능형 정수처리 시스템 및 선진화된 관망기술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물 생산, 상수도 효율 및 서비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세계 일류 상수도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사업 및 R&D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지능형 정수처리시스템의 일환으로 정부에서는 막여과 고도정수사업을 2013년까지 23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막모듈 수입 대체율 50%, 2020년까지 고도정수 도입율을 72%까지 달성하고 수도분야 기술력이 세계 5위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지능형 막여과 고도정수시스템(Wise-DIMS)

 막여과 기술은 기존 정수장 모래사의 확률적 여과방식을 통해 막 표면의 명확한 공극크기로 제거 대상물질을 명쾌한 여과기작으로 전환시켜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최첨단 정수처리기술이다.

 막여과 정수기술의 장점은 공극의 크기에 따라 염소소독에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는 병원성 미생물로부터 바이러스, 미량의 유기 및 무기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점이다. 이외에도 소요부지 최소화, 모듈 시공법에 의한 공기단축, 자동화 및 기존 시설과의 결합 용이성 등 많은 장점을 지닌다.

 대우건설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적극 반영한 ‘지능형 막여과 고도정수시스템(Wise-DIMS, Daewoo Integrated Membrane System)’을 개발했다. Wise-DIMS의 특징은 △회수율이 우수하고 배출수량을 최소화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절감형이며, △다양한 막 이용을 통해 원생동물부터 미량 유해 무기 및 유기 물질까지 제거하는 고효율적임과 동시에, △IT를 접목해 운영자의 편이성을 최대화한 지능형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해당 기술은 ‘통합형 막여과 고도정수처리기술 ’로서 2011년도 대한민국 기술대상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0.05㎛의 공극크기를 지닌 중공사형 정밀여과막(그림1)을 이용해 입자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회수율을 99%이상 확보할 수 있으며, 응집제 사용량을 기존 정수시설 대비 50% 이상 절감시킨다. 또한, 설계 및 운영기술 최적화하여 선진 막여과기술 대비 에너지 사용 효율을 15% 이상 향상시킴으로써 막여과의 에너지 사용에서 오는 부담을 축소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설계ㆍ시공 및 운영 기술을 국산화함으로서 기술자립도를 달성하고 해외 수출형 선진기술로서 수처리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여 정부 시책에 부응하는 기술개발이라 할 수 있다(그림2).

   
정밀여과막모듈(그림1)


   
기술의 특징 및 가치(그림2)
 

 국내 최초 국산 가압식 막여과시설: 영등포정수장

 환경부 Eco-STAR Project 수처리 선진화사업으로 추진된 영등포정수장의 가압식 막여과시설은 시설용량 하루 2만5000㎥로 2011년 1월 준공되어 현재 서울시민에게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다.

 한강 풍납취수원을 원수로 한 영등포정수장은 그동안 전형적인 국내 지표수 특징인 홍수기 높은 탁도, 봄ㆍ가을철 높은 조류 개체수 및 동절기 낮은 수온 등으로 인해 막여과공정을 운영하는데 구동압력을 상승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가압식 막여과시설은 막여과공정으로 향하는 막오염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처리공정을 구비하되 기존 표준공정에 비해 전처리가 되는 혼화-응집-침전을 콤팩트하게 설계하여 부지를 최소화하고 운영을 더욱 간편화ㆍ자동화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그림3).

 핵심 기술인 막여과공정은 총 6계열로 구성하여 1계열 당 42개 막모듈을 설치, 총 252개 막모듈로 하루 2만5000㎥을 생산하고 있다. 6계열 중 어느 한 계열에 고장ㆍ점검ㆍ약품세정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여 생산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타 계열의 막모듈 생산성을 향상시켜 연중 목표수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영등포 가압식 막여과시설 공정도(그림3)
 

 과학적 설계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시스템

 정수장에서 표준모래여과공정이 토목구조물 중심이라면, 막여과공정은 플랜트성 설계ㆍ시공ㆍ운영의 3박자가 필요한 기술이다. 막여과시설의 규모가 중ㆍ대형화하면 할수록 막여과 모듈을 중심으로 한 원수공급펌프, 역세척 펌프, 각종 밸브 및 계측기, 막모듈을 나란히 세울수 있는 스키드(skid) 및 랙(rack),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배관에 대한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즉, 배관은 우리 몸의 혈관과도 같아서 원수가 42개 모듈에 골고루 분배되어 공급되어야 하고 역세척을 할 경우에도 공기와 역세수가 골고루 분배되어야 효과적으로 오염물질을 막모듈로부터 배출해 낼 수 있다. 배관은 막 모듈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밸브랙과 스키드랙의 설계 최적화가 필요하다.

 영등포정수장에 적용된 가압식 막여과시스템은 Hardy-Cross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유체에 대한 1차원 유동해석을 실시하고, 질량 및 에너지 보존법칙을 바탕으로 복잡한 랙 관망을 다중폐쇄루프로 재설계하여 3차원 유동해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42개 막모듈이 설치된 계열에서 전체적으로 압력이 균등하게 분포되고 해당 계열의 랙이 약 13m의 길이에 달하지만 첫단과 끝단에 위치한 막모듈을 통과하는 유량이 상대적 백분율 오차가 약 0.29%로 균등하게 분배됨을 확인하는 과학적 설계방식을 이용하였다(그림4).

 지능형 막여과시스템의 핵심 내용은 막을 운영하는데 운영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약품세척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즉, 유입수질과 함께 막여과 모듈에서 쌓이고 있는 오염정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언제 어떤 약품으로 세척을 실시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고, 세척 전과정이 원클릭으로 가능하며, 세척 후 회복정도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그림5).

 또한, 본 기술은 앞선 IT기술을 접목해 자동화는 물론 컴퓨터로 원격제어가 가능하는 등 운전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모든 기기이력 및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운전자가 없는 경우에도 컴퓨터로 제어된 내용과 기록된 사항들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유비쿼터스 공정관리 시스템으로 수돗물 생산의 전 과정을 24시간 꼼꼼히 관리할 수 있다.

   
막모듈 6계열의 3D 모델링(그림4)


   
약품세척 자동화 프로그램(그림5)


 시스템 건전성 확보를 위한 막손상 검지 시스템

 시민들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은 탁도계와 입자 계수기를 이용하여 연속 수질을 감시함으로서 수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미약한 막 손상에 대해서는 정확성이 낮다. 기술에 사용된 중공사형 정밀여과막의 경우 중공사 1가닥이 내경 0.7㎜, 외경 1.4㎜의 얇은 빨대와 같고 약 9000 가닥의 중공사가 ABS재질의 케이싱안에 충진되어 1개의 막모듈이 된다. 한 계열에 42개의 막모듈을 기준으로 하면 한 계열 당 37만8000 가닥의 중공사가 있기 때문에 이 중 1∼2개 정도의 중공사가 손상되어도 막여과수의 탁도와 입자수의 변화가 거의 없다. 따라서 막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단, 열화 등에 의한 수질오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막손상 검지방안이 매우 중요하다. 매일 1회 운영과정에 자동적으로 막손상을 감지할 수 있는 압력감쇄시험(Pressure Decay Test, PDT)을 구축하고 이상시 기포시험(Bubble Test)에 의해 손상된 중공사를 손쉽게 손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막여과시스템의 건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에 발생할 수 있는 수질문제를 사전 차단하도록 하였다.

 성과 및 기대효과

 지능형 가압식 막여과 고도정수기술은 원수의 수질 변동에도 안정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며, 탁질ㆍ조류ㆍ 병원성 미생물의 완벽한 제거로 고품질의 먹는물을 생산할 수 있고, 응집지와 침전지 축소 및 콤팩트한 막여과 스키드 배치를 통한 소요부지 절감, 효율적인 세정 기술개발 및 운영 최적화로 에너지 소모량을 절감하였다.

 또한, 기존 정수처리 공정 대비 응집제 사용량을 60% 이상 절감하여 슬러지 발생량 및 유지관리비를 축소하였으며, 수자원 회수율을 99% 이상 달성함으로써 친환경적 요소를 갖추었다.

 최근 막을 이용한 정수처리 공정에 대한 시장과 기술의 보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서 해외 물전문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세계 막여과시장은 2016년 약 3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물산업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막여과 고도정수기술에 대한 기술력 및 실적 확보 여부에 따라 판가름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본 기술이 설계ㆍ시공 및 운영과 유지관리를 포함한 토털 솔루션의 국산화를 달성뿐만 아니라 국내 도입된 해외 선진기술 수준과 비교하였을 때 동등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국내 가압식 막여과 기술도입을 위한 해외기술 구입에 따른 자본 유출을 절감하고, 글로벌 물산업 시장 진출을 위한 환경부의 정책 및 지원에 발맞춰 대응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희경 대우건설기술연구원 환경에너지연구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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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정회훈 기자
hoony@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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