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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국 건기연 연구위원 |
사람에게 필요한 물을 공급해주는 상수도와 마찬가지로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오ㆍ폐수 처리를 해결해 주는 하수도 역시 없어서는 안 되는 사회기반시설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신체에서 더러운 피를 걸러주는 정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하수도 시스템이다.
국내의 하수도 역사는 산업화가 일찍이 발달된 영국, 독일 등의 유럽보다 상당히 짧다. 그만큼 관련 연구와 장비 개발이 미흡하여 기술선진국을 따라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근대적 개념과 방법에 의한 하수도는 1900년대 들어 시작이 되었고 1976년에는 국내 최초로 일처리용량 15만t 규모의 청계천하수처리장이 가동된 이후 계속하여 하수처리장이 건설되어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수처리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하수관거는 1980년대 수도권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점차 보급률이 증가되었다. 이 시기의 매설된 하수관거의 종류는 원심력콘크리트관(흄관)으로 관 둘레에 축방향으로 철근을 심어 제조한 관을 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우수(빗물)ㆍ오수의 운반을 책임지는 하수관거의 기능상 오수에 의한 황화수소의 발생으로 생기는 부식의 영향은 기존에 매설된 흄관에 단점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따라 운반이 용이하고, 내부식성, 내구성, 내용해성 등이 우수한 열가소성수지 또는 열경화성수지 계통 관종이 대체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대체 관종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조가 되어 상재하중으로부터 관 자체적으로 저항하는 힘이 약하여 하수관거의 기초 바닥재 및 매설된 관거의 양 옆의 횡토압으로 하중을 상쇄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흄관과 같은 강성 재질의 관과 달리 어느 정도 변형이 발생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하수도시설기준(2011)’에서는 연성관의 허용관변형을 관경의 5% 이내로 하여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연성관의 허용관변형은 국외의 PPI, ASTM의 경우 최대 7.5%까지 허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국내 기준보다는 다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하수관의 변형률 측정에 대한 객관적 수치를 요구하게 되면서 기존의 CCTV 육안조사에 의한 변형률 조사방식에서 장비를 이용한 조사 방식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장비를 이용한 조사방식은 크게 기계식과 진보된 최신 조사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계식 변형률 측정장비
1) 맨드렐
맨드렐은 미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장비로써 사용자가 변형표준을 설정해 놓고 맨홀에서 다른 쪽 맨홀로 잡아당겨 허용관변형을 초과하면 통과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용된다. 장점은 간단한 조사장비와 조사방법 그리고 경제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단점은 정해진 표준치의 통과여부만 판단 가능하며 다른 이상결함(퇴적물 및 장애물)이 존재할 경우 사용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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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rco 사의 맨드렐 |
2) 접촉식 측정장비
일본의 경우, 개발된 기술이 우산의 활 형태로 생긴 팔이 본체에 연결되어 관경과 변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3차원 계측도 가능하며 200㎜~700㎜까지 범위의 관경을 조사할 수 있다고 조사되었다. 내부 유량에 간섭받지 않고 관경의 변환이 좋으나 측정 숙련도에 따라 오차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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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기계식 변형률 측정장비 |
국내의 경우 특허 등록 기술로 N사에서 발명한 변형률 측정 장치가 있다. 와이어를 이용하거나 크롤러에 연결하여 관로 내를 이동하며 몸체에 연결된 원주방향의 링크구조로 설치된 바퀴에 의해 압축 또는 이완되는 공기압 실린더로 변형률을 측정한다. 이 장비는 관로의 변형 여부를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적고 관경에 따른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반면, 단점으로 관로 내 이물질이나 퇴적물이 발생 시 변형률 측정이 불가하며 연결관 돌출의 결함에는 정략적인 판단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진보된 최신 조사 방식
1) 거리센서를 이용한 변형률 측정 장비
다수의 거리 측정 센서를 크롤러(자주차)의 후면에 설치하여 하수관거 벽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수관의 형상을 추정한 후 본래의 형상과 비교하여 변형률을 측정하는 장치이다. 장점은 거리센서를 이용한 수치 제공에 의해 변형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변형률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단점은 후면부에 위치한 거리센서의 측정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없어 퇴적토, 인버트의 요철, 연결관, 뿌리침입 등의 내부결함을 감지하여 변형으로 오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2) 레이저광을 이용한 변형률 측정 장비
해외 기술 선진국은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이용하여 내부 탐사와 변형률 측정을 동시에 하는 장비를 개발하였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IBAK사는 CCTV 크롤러 선단에 막대형식으로 길게 설치된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이용하여 관 벽에 수직으로 레이저광을 분사시켜 형성된 원형의 띠를 영상으로 취득 후 변형률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략적으로 분석하는 장비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의 경우, 레이저광을 이용한 산업용 장비는 없지만 유사한 특허로 등록된 발명 장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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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거 변형률 측정 장치(성균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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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AK사의 레이저 프로파일러 |
3)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이용한 하수관의 내부 탐사장치(건기연 개발 기술)
상기 기술한 독일의 레이저 프로파일러 방식의 변형률 측정 장치는 현재 2만5000달러에서 최대 8만 달러로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보급이 지연되고 있으며, IBAK사의 레이저 프로파일러와 같이 영상을 취득하는 렌즈 선단에 길게 뻗어 있기 때문에 판독 시 방해를 할 수 있다.
이에 하수관거관리기술 연구단의 1세부 주관 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독일과 같은 상하방향의 레이저 주사 방식이 아닌 전방으로 원형의 레이저 띠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관거의 변형률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본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한 변형률 측정도 중요하지만 촬영된 영상을 분석하여 레이저 선으로부터 추출된 이미지로 변형을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기술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의 CCTV 조사 영상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개도면화(파노라마) 방식의 조사를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CCTV 조사도 병행할 수 있도록 카메라 헤드부가 교환식이라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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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프로파일러 실험 장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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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략적인 관 내부 변형률측정 모식도 |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레이저를 이용한 관 내부 측정에 따른 오차 보정 기술이다. 하수관거는 각종 이물질과 퇴적토에 의해 관저부에 요철이 생길 수 도 있으며, 탐사용 자주차의 전방주시가 어긋날 수 도 있다. 이 때 레이저가 틀어져 주사될 경우 어느 정도의 타원으로 나타나는 가를 실험하여 진원과의 오차를 보정하는 것이다. 그림 5와 같이 실험장치에 설치된 하수관거에 고정된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놓고 상하좌우 일정 각을 움직여 변형된 정도를 측정하였다. 또한 관 내부에 주사된 레이저 원형 띠를 영상으로 취득하여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미지 변환하는 단계를 수행하였다. 본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기간 중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 추가 연구가 계속된다면 상당한 기술적 발전이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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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략적인 관 내부 변형률측정 모식도 |
성과 및 향후 진행방향
현재 국내의 하수관 상태평가 및 유지보수에 관한 기술력은 해외 기술선진국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특히, 산업용 조사장비의 개발은 하수관 내부결함이나 서비스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고 비용-효율적인 자산관리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건기연에서 연구 중인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이용한 하수관의 내부 탐사장치’는 변형, 퇴적토, 지장물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그 동안 판독자의 육안으로 판단한 주관적인 기준을 수치적 기준으로 명확하게 결함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실용화되지 못하고 보급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하수도 시스템이 발단한 국가처럼 하수관거 조사ㆍ판독의 표준화가 먼저 정립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한 정량적 상태평가가 요구된다면 그에 따른 기술 장치가 활용되어 보다 나은 발전을 이끌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황환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환경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