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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진 중이거나 건설 중인 국내 지하공간사업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도로터널, 철도터널, 지하철 뿐만 아니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및 지하도시사업 등이 있으며, 실질적인 국내최초의 해저터널인 보령∼태안 해저터널이 현대건설에 의해 착공되었으며, 호남해저터널, 한일해저터널, 한중해저터널 건설도 계속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지하공간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그에 따른 기술적 문제점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심 지하공간의 경우, 신설 지하공간과 기존의 상부구조물이나 지하구조물간의 간섭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고수압조건의 해저터널에서에서는 터널 내부로 유입되는 지하수를 차단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터널의 장대화에 따른 환기ㆍ방재기술도 앞으로 개발해야 할 미래 지하공간의 핵심기술이다.
현대건설 지하공간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의 상부도로나 철도를 그대로 운용하면서 그 하부에 도로·철도 등을 신설할 때 사용되는 공법인 가압지보 터널공법(PSTM, Pressurizing Support Tunneling Method)을 개발하여 기존 공법에 비해 공기 및 원가절감의 효과를 거두었으며, 저수압부터 고수압까지의 차수그라우팅을 전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그라우팅 시스템 IGEN(Intelligent Grouting by Expert Navigation)을 개발하여 그라우팅 공사의 시공성 및 경제성 향상을 이뤄냈다. 또한 광물계 급결제 자동분사시스템과 이를 탑재한 숏크리트 타설 머신을 개발하여 숏크리트의 품질향상 및 성능향상을 꾀했고, 현재 해저터널과 같이 염해가 우려되는 공사에 필요한 내해수성 숏크리트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가압지보 터널공법(PSTM)의 개발과 현장적용사례
현대건설은 하루 수십만 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고속도로 하부 또는 시속 수백 km의 속도로 주행 중인 철도 하부를 통과는 신설 도로나 철도를 빠르고 안전하게 건설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비개착 터널공법을 세계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새롭게 개발한 가압지보 터널공법은 대구경 파이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구조물을 슬림화하여 기존 비개착 터널공법 대비 공사기간 단축과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굴착시 유발되는 지반 침하를 억제하거나 복원 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공법이다. 또한 터널의 사용목적 및 설치 지반의 조건에 따라 박스형, 마제형 등 다양한 단면 형태로 변화가 가능해 입체 교차로 뿐만 아니라 극도로 지반침하 억제가 필요한 도심지 건물간 지하도 건설, 기존 구조물 하부 근접시공 등 그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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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지보 터널공법의 핵심기술인 가압지보 시스템은 강지보와 굴착면 사이에 토목섬유로 제작된 자루형태의 가압백을 삽입한 후 굴착시 발생한 이완토압 이상의 압력으로 시멘트밀크를 주입하여 지반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굴착시 발생한 지반침하를 원상태로 복원시킬 수 있다. 특히 가압백의 재질에서부터 일정한 압력으로 시멘트밀크를 주입하는 시스템까지 모든 요소기술을 순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완성된 기술로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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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개발 기술의 상용화에도 단연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술개발과 동시에 적용현장 선정과 설계심의를 추진하여 광교지구 택지개발사업 부지조성공사의 영동고속도로(왕복 8차선, 일평균 약 60만대의 교통량) 하부 통과공사에 적용하였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8월 까지 약 9개월 만에 길이 90m의 왕복 2차선 도로터널 굴착을 완료하였으며 동일 현장의 인접구간에서 시공한 기존 비개착공법에 비해 약 35%의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반변위 계측결과도 동일현장 인접구간의 기존 비개착공법 대비 약 1/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안정성에 있어서도 그 우수성을 입증하였다. 더불어 현재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과 싱가폴에도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해외로의 기술 수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건설기술을 해외로 역수출 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인텔리전트 그라우팅 시스템(IGEN)의 개발과 현장적용사례
기존의 국내 그라우팅 장비는 대부분 작업자의 수작업으로 주입압력 및 유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의 그라우팅 시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정확한 제어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개발한 인텔리전트 그라우팅 시스템(이하 IGEN)은 이러한 기존 그라우팅 장비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적인 자동 그라우팅 시스템이다. IGEN은 정밀한 압력 및 유량제어 기능뿐만 아니라 400m 수심에서도 차수 그라우팅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성능이 우수하며, 한 대의 장비로도 동시에 여러 주입공에 그라우팅을 수행할 수 있어 기존 장비 대비 30∼40%의 공기단축 및 약 20%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GEN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① 일정압력 압력/유량 그라우팅 자동화
② 전통적 방법에 의한 그라우팅 자동화
③ GIN 방법에 의한 그라우팅(GIN 그라우팅) 자동화
④ 주입단계를 설정한 그라우팅 자동화
⑤ 수압시험(Lugeon 테스트) 및 결과보고서 자동생성
⑥ 그라우팅 데이터 실시간 확인 및 저장 기능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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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양한 그라우팅 방법 및 수압시험을 자동화 할 수 있으며 작업 후 작업보고서 까지 자동생성이 가능하여 기존 장비에 비해 작업 결과 분석 및 정리가 매우 용이한 장점이 있다. 특히 해외 선진국에서 차수그라우팅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GIN 그라우팅을 세계최초로 자동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탑재하여 향후 국내외 GIN 그라우팅 활성화에 앞장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IGEN의 성능평가를 위한 현장시험을 완료하고 현장적용 및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강남순환도로 터널 지상보강 그라우팅, 광교지구 택지개발사업 부지조성공사 PSTM 가압 그라우팅, 대청댐 차수그라우팅 등의 현장에 적용하여 IGEN의 효율성 및 우수성을 입증하였으며 점차 유관기관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그 적용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광물계 급결제 분사시스템 및 고성능 숏크리트 개발
“뿜어 붙이는 콘크리트”라는 의미의 숏크리트는 그 품질이 터널의 안정성을 좌우하기도 하는 가장 중요한 지보재 중 하나이다. 숏크리트 타설 시에는 숏크리트의 강도가 조기에 발현되어 터널벽면에 잘 부착될 수 있도록 콘크리트에 급결제를 첨가하여 분사하게 되는데 국내 현장에서는 주로 액상형 급결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액상형 급결제는 부착성 및 내구성이 떨어지며 환경 및 인체에 유해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어 최근 액상형 급결제를 대체하여 분말형 광물계 급결제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기존 광물계 급결제 숏크리트 타설 장비의 경우 콘크리트의 배합비나 압송되는 콘크리트 양을 고려하지 않고 작업자가 임의로 세팅한 만큼 급결제가 분사되어 숏크리트 품질에 변동이 큰 문제점이 있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송되는 콘크리트 유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콘크리트의 배합비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광물계 급결제를 분사할 수 있는 급결제 자동분사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또한 조기 고강도 및 내해수성을 갖춘 고성능의 숏크리트를 개발하여 해저터널 등과 같은 특수한 환경 하에서도 숏크리트 타설을 통해 터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고성능 숏크리트의 품질을 확보함과 동시에 숏크리트의 리바운드량을 10% 이상 감소시켰으며, 기존 장비 대비 급결제 분사량을 약 15% 이상 절감함으로써 전체 공사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기술의 성공적인 사업화 목표
현대건설은 비개착 터널, 그라우팅, 숏크리트 등 터널 및 지하공간 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개발기술의 성공적인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발기술을 현장에 적용하여 고품질 시공, 공사기단 단축 및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기술의 상용화에도 주력하고 있어 건설분야 연구개발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AES(압축공기 저장발전), CCS(이산화탄소 지중저장) 기술 등 미래 지하공간 분야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향후 터널 및 지하공간 건설시장에서 현대건설의 기술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영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지하공간연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