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공 때 많이 쓰이는 일반 아스팔트 포장(혼합물)은 힘을 가했을 때 탄성 변형과 점성을 지닌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점탄성(viscoelasticityㆍ粘彈性) 거동을 한다.
따라서 온도가 높거나 차량이 정체되는 지역에서는 포장 파손이 커지게 돼 일반적인 공용수명(약 10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SMA(Stone Mastic Asphalt)와 같이 혼합물의 골재 입도를 개선하거나, 개질 아스팔트처럼 아스팔트 바인더의 물성을 개선시킨 공법이 바로 장수명 포장공법이다.
장수명 포장은 1990년대 초반에 아스팔트 포장의 심각한 소성변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 도입됐다. 고속도로의 경우 최근 들어 표층에 장수명 포장을 적용하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반면 일반 국도와 기타 도로에 대해서는 아직 공용성능 및 경제성 등이 검증되지 못한 탓에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일반국도 포장관리시스템(Pavement Management SystemㆍPMS)에서 보수 공법을 결정할 때는 어느 공법이 균열 저항성이 좋은지, 소성변형 저항성이 좋은지 등에 대한 구분이 되어 있지 않으며, 교통량 기준도 정성적으로 결정한 값이어서,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근거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목표 아래 작년 4월부터 10개월간에 걸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도로연구소에 ‘장수명 포장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 장수명 포장의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용역 결과, 경제성 면에서는 교통량이 많은 구간에 적용할 경우 장수명 포장의 경제성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구간 중에서도 보수기준이 균열률 30%, 소성변형량 20㎜인 경우 경제성이 가장 탁월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향후 장수명 포장을 전체 도로망에 적용하기 위한 경제성 분석을 추가로 실시한 후 장수명 포장의 공법별 적합성, 적용기준을 보수공법 선정체계에 반영해 예산절감을 위한 도로포장 유지관리 정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장수명 포장의 경제성에 대한 검증 결과를 요약한다.
장수명 포장의 적용 현황은
일반국도의 보수용으로 적용되는 장수명 포장은 크게 SMA, PSMA(Polymer-modified SMA)와 같이 입도를 개량한 아스팔트 포장과 PMA(Polymer-modified Asphalt), PBSC(Polymer Bitumen Stabilizer with Cellulose Fiber), CRM(Crumb Rubber Modifiers), SBS(Styrene-butadiene- styrene) 등과 같이 아스팔트 성질을 개선한 개질 아스팔트 포장이 주로 사용된다.
일반국도 PMS에서는 장수명 포장을 내유동성 포장으로 분류하고, 전체 보수 물량 중 약 12.6%(2013년 기준)를 장수명 포장으로 시공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일반국도에 적용된 장수명 포장은 연 평균 7만883㎞(111억6300만원) 수준으로, 일반 포장 적용량과 비교하면 연장으로는 19.4%, 공사금액으로는 32.2%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장수명 포장공법의 단가는 9000㎡당 1억6600만원(1차로 갓길 포함)으로 일반 포장(1억2300만원)보다 약 35%가 비싸다.
장수명 포장의 경제성 분석해보니
주로 2000년대 중반에 일반국도에 시공된 장수명 포장의 공용성능은 일반국도 PMS DB의 유지보수 이력과 포장상태 자료를 이용해 평가했다. 동시에 다양한 유지보수 및 포장상태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병행해 장수명 포장의 경제성을 분석했다.
장수명 포장이 적용된 구간에 대한 균열률과 소성변형량을 공용기간에 대해 단순 회귀분석해 포장상태를 예측했다. 공용수명은 유지보수 기준(예를 들어 균열률 30%, 소성변형량 15㎜)에 도달할 때까지의 기간으로 정의했다.
경제성 분석은 30년간 도로포장을 위한 시공 및 유지관리를 위한 관리자 비용과 차량운행 비용, 지체비용 등의 사용자 비용을 모두 고려한 생애주기비용 분석을 통해 편익 대 비용(B/C), 비용효율성(Cost Effectiveness),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ㆍNPV), 총비용을 평가요소로 활용했다.
일반국도 PMS DB 중 전국 모니터링 구간 2300여개 중 장수명 포장이 적용된 76개소와 일반 포장이 적용된 228개소를 대상으로 균열률, 소성변형량, 교통량 자료를 평가한 결과, 교통 특성과 보수 기준(균열률, 소성변형량)이 장수명 포장의 공용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포장과 비교한 결과, 장수명 포장의 공용수명이 50% 정도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균열률 30% 기준인 경우 1그룹(小교통량)에서는 51.3%, 2그룹(大교통량)에서는 48.8%, 소성변형량 15㎜ 기준인 경우 1그룹에서는 46.5%, 2그룹에서는 68.5% 크게 나타났다.
다양한 종류의 장수명 포장 중에서는 SMA와 PSMA는 균열 저항성이 우수하고 PMA, SBS, CRM은 소성변형 저항성이 우수했다. 따라서 이런 포장기법별 특성을 고려해 파손 원인에 따라 최적의 장수명 포장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별 공용수명 차이에 따른 경제성 분석 개념을 활용해 장수명 포장의 경제성을 24개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결과로는 균열률과 소성변형량 지표 모두 교통량이 적은 1그룹보다 교통량이 많은 2그룹에서 경제성 지표의 효율이 높았다.
결론적으로 2그룹 구간을 대상으로 장수명 포장을 적용할 경우 균열률 30%, 소성변형량 20㎜ 기준에서 유지보수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포장에 비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공법 결정기준 개정해야
장수명 포장의 공용성 및 경제성을 평가한 결과, 교통량이 많고(ESAL이 500 이상), 균열률이 30% 이상, 소성변형량이 20㎜ 이상인 구간에 장수명 포장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다양한 종류의 장수명 포장 중 균열 저항성과 소성변형 저항성이 특히 우수한 포장은 기존 포장의 파손 원인에 따라 구분해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장수명 포장을 활성화하려면 보수공법 결정기준 개정이 필요하다. 오는 4월 말까지 올해 일반국도 보수구간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해 민감도를 분석함으로써 장수명 포장의 확대 적용이 전체 도로망 수준에서도 합당한지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이어 5월쯤 민감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수공법결정체계에 대한 자문회의를 개최한 후 11월쯤 ‘2016년도 PMS 보수공법 결정기준’에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연구소 김용주ㆍ권수안 수석연구원
정리=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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