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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해외건설 리스크를 뛰어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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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26 06:00:02   폰트크기 변경      
IPRI지수로 체계적 관리 시급
 2013년부터 불거진 ‘어닝쇼크(국내 건설기업들의 대규모 해외건설 손실)’을 계기로 건설산업 차원의 해외 잠재 리스크 분석에 대한 중요성이 부상했다. 반면 우리 연구원의 분석상 국내 건설기업들의 수주ㆍ수행 단계별 프로젝트 관리 및 리스크관리 인프라는 글로벌 선진기업들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물론 최근 국내 건설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 건설기업들의 경영전략은 해외시장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해외 리스크에 대한 산업 차원의 선제적 대응, 나아가 정부 차원의 조기경보 기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해외건설 사업의 리스크 관리는 빠를수록 사후관리 노력 및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크다. 최소한의 선제적 대응 비용 및 노력으로 당초 계획한 수익성을 확보, 나아가 초과달성하는 등 잠재력을 증대시킬 선진화된 리스크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해외건설사업 리스크지수(IPRI)는 국내 건설기업들이 수행하는 있는 사업들의 진도(Progress) 현황을 바탕으로 수행 성과를 간접적으로 점검하고, 진행 중인 사업들에 대한 총체적 잠재 리스크를 계량화하기 위해 고안됐고 해외사업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사업 리스크지수(IPRI)는

 최근 몇몇 글로벌 전문기관(IHS Global Insight社, Timetric社, BMI社)들이 진출 국가의 리스크를 정량화해 제공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 단계의 타당성 검토에 활용되거나 수행 중인 사업의 잠재 리스크 규모를 모니터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해외사업별 잠재 리스크를 공종ㆍ권역ㆍ규모ㆍ기업별로 구분, 통합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IPRI다.

 해외사업 진행률(Progress)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외적 요인과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내적 요인들이 반영된 결과다. 긍정적 요인들이 발생하면 수립된 계획을 달성할 수 있는 진행률을 높이는 반면 부정적 요인들이 발생하거나 리스크 통제 역량이 부족할 경우 실적은 계획 진행률을 이탈하게 된다.

 따라서 IPRI는 실적과 표준 계획 진행률의 차이를 산정하고 해당 시점에서의 추정 완성공사액 규모와의 상대적 크기로 산정한다. 국내 건설기업들은 전사적 차원의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해외건설에서 대규모 손실을 경험했다. 손실 재발의 효율적 방법론은 리스크의 선제적 대응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수주한 해외사업의 평균 규모도 과거 대비 1건당 약 6배 이상으로 커졌다. 반면 프로젝트관리와 리스크관리 역량도 이 만큼 커졌는지는 의문이다. 명확한 점은 해외프로젝트 1건의 규모 자체가 워낙 커진 탓에 몇 건의 사업에서만 손실을 경험해도 기업의 전반적 경영이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IPRI를 산업 차원에서 분석한 결과에서도 해외건설 수주 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한 2006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보다 그 이후의 평균 IPRI가 높았고 이는 과거보다 사업 규모와 난이도가 증가한 반면 국내 건설기업들의 프로젝트관리 및 리스크 통제 역량이 이에 맞춰 향상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분석 과정에서는 특히 공기지연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이 지연되면 당장의 영업실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간접비 상승이나 지체상금과 관련한 원가 상승 요인들이 발생해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2010∼2012년 사이에 누적된 잠재 리스크는 2012년 하반기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2013년부터 그 여파가 나타나 국내 건설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대거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건설산업 차원의 3년간 평균 IPRI와 변동량을 살펴봐도 보면, 수주 규모가 증가하는 수준에 맞춰 잠재 리스크 규모도 커졌다. 변동량도 증가했는데, 이는 사업에 대한 잠재 리스크 통제 역량이 아직 불안정하고 기존 프로젝트관리 및 리스크 통제 체계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산업설비(플랜트) 분야 리스크 집중관리해야 

 IPRI 크기는 해외건설사업의 잠재 리스크 규모를 의미하고, IPRI의 변동량은 프로젝트관리 및 리스크관리 역량의 불안정 지수(Unstability Index, 이하 UI)로 설명된다. 공종ㆍ권역ㆍ규모ㆍ기업별로 최근 3년간(2012년∼2014년) IPRI의 변동량을 통해 산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공종 관점에서 UI 또는 IPRI의 변동량은 기타(전기, 통신, 용역), 산업설비, 토목, 건축 부문 순으로 나타나, 산업설비와 기타 부문이 다소 높았다. 최근 산업설비 분야 사업 건수가 증가하고 사업 수행 범위도 확대되면서 수행 및 관리 체계의 안정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타 부문은 규모가 작은 사업들로 진출국의 외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역 관점에서 국내 건설기업들의 주력 시장인 MENA(중동 및 아프리카) 권역은 최근 3년간 IPRI의 변동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사업관리 및 리스크 통제 역량에 대한 집중적 강화가 필요하다. 아메리카ㆍ유럽 권역의 변동량이 다소 높은데, 이는 최근 시장 다각화로 남미 권역의 사업을 다수 수행하면서 발생되는 사업관리 및 리스크 통제 역량이 여전히 불안정한 탓으로 분석된다. 사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국내 건설기업들의 경험이 풍부한 A규모 사업(1000억원 미만), B규모 사업(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 C(5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의 UI는 다소 정착되고 있지만 2006년 이후 수주가 급증한 D규모 사업(1조원 이상)의 IPRI 변동량은 여전히 높아 잠재 리스크 통제 역량의 강화가 절실함을 시사한다.

2010년 이후 해외건설사업 수행이 활발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A사, C사, G사, J’사의 UI값이 상대적으로 높아 최근 수행하고 있는 사업들의 집중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업들은 2013년과 2014년에 해외건설에서 손실을 경험한 기업들이며, 향후 손실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신속한 노력이 시급하다.

 정부ㆍ투자자 관점의 활용도 유익

 해외건설사업의 잠재 리스크 규모를 추정할 때 진출국과 수행하는 사업에 대한 모든 내ㆍ외적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도출한 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잠재 리스크는 고정돼 있지 않고 환경에 의해 항상 변이되므로 모든 리스크를 도출해 계량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IPRI는 신고되는 진행률, 완성공사액 등을 근거로 산정하였기 때문에 사업의 수익성 및 손실 규모 등과 같이 재무적인 값들을 직접적으로 추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전반적인 잠재 리스크 규모와 추이를 제시하는 지표로 활용성이 높을 것이다. 또한 IPRI는 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되는 잠재 리스크의 규모를 추정한 지수로 사업ㆍ기업ㆍ산업 차원의 선제적 대응과 정부의 금융ㆍ제도적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매 분기별 진행되고 있는 해외사업들의 진도 현황을 기반으로 잠재되어 있는 리스크를 계량화하여 지수로 제공하기 때문에 특정 공종, 권역, 규모, 기업들이 수행하는 사업들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추적하여 실효성 높은 관리 활동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설산업의 참여 주체인 투자자 관점에서도 IPRI 정보의 활용이 가능하여 투자 시점 및 규모에 대해 유연한 의사 결정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 사업 수주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산업과 관련된 보험ㆍ보증기관 관점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본고에서 제공한 IPRI는 향후 산업 차원의 조기 경보 기능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해외건설시장 진출 기업들의 경영 전략뿐 아니라 해외건설 촉진을 위한 제도 수립에 실효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건설사업 리스크지수(IPRI)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신속한 개선 방안 수립을 통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관리활동을 수행토록 도와 대내외적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맞춤화된 해외건설사업 수행에 기여할 것이다.

 제공 :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정리 : 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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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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