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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해외건설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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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20 15:53:28   폰트크기 변경      
 작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약 9조6000억 달러로 세계 총생산(GDP)인 77조6000억 달러의 12.4%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성장성은 둔화했지만 여전히 4~5%의 안정적 특징을 보이고 있고 2019년 세계 건설시장은 14조7000억 달러(경상가격 기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10여년 간 해외건설 시장의 성장세에는 변화가 뚜렷하다. 225대 해외 건설기업의 실적을 집계한 ENR지의 자료를 분석하면, 해외건설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전 5년(2003년∼2008년)간 22%에 달했지만 금융위기 후 5년(2008년∼2013년)간 7%로 낮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금융위기 이전에는 중동(36%), 아프리카(32%) 지역의 성장세가 컸지만 이후에는 아시아(16%), 중남미(19%) 지역 성장률이 높았다. 반면 유럽, 미국 등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선진국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성장률도 크게 낮아졌다(그림1 참조). 건설 상품별로는 균등한 성장세를 보인 금융위기 이전과 달리 금융위기 후에는 발전시설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지역별 해외건설 성장률
   
상품별 해외건설 성장률


 경쟁심화 속 포트폴리오 확장 나서

 최근 10년간 해외건설 시장의 기업 간 경쟁은 지속적으로 심화해왔다(그림 2). 이를 확인할 수 있는 HHI지수를 보면 경쟁이 가장 심했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반영된 2010년. 2011년부터 경쟁 수준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경쟁 수준이다. 건설 상품 중에는 국내 건설기업의 주력 분야이기도 한 플랜트가 건축, 토목 부문보다 경쟁 강도가 높다.

   
해외 건설시장 기업 간 경쟁 수준(HHI지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기업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해외 건설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진력했다. 최근 10년간 기업들이 진출한 건설상품(영위사업)은 차츰 증가했다(그림 3). 225대 기업의 영위사업 평균 숫자는 2003년 3.1개였지만 2013년 3.5개로 늘었다. 특히 플랜트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의 영위사업 수 증가폭(2003년 2.3개→2013년 3.1개)이 컸다.

   
건설 상품 다각화 추이(영위사업 수)


 해외시장의 국내 건설기업 성과는

 한국 건설기업의 해외수주액은 1984년 65억 달러에서 작년 660억 달러로, 30년 새 10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ENR의 국가별 해외매출 자료를 보면 한국 건설기업의 성장세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여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별 건설기업들의 해외매출 성장률 순위는 한국(30%), 스페인(23%), 중국(13%) 순이었다(그림 4). 스페인의 성장률이 스페인 국적의 ‘Grupo ACS사’가 ‘Hochtief’사를 인수한 데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한국 건설기업의 해외시장 성장세가 단연 돋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의 국적별 성장률 비교


 그러나 국내 건설기업의 이런 고성장세의 이면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한다. 최근 해외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도 다르지 않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의 2013년 순이익율은 -2.0%였다. 적자액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 상반기는 순이익률이 0.9%로 반전했고 흑자액이 약 4000억원으로 차츰 나아지는 모습이다. 금융위기 후 해외 건설기업들의 순이익률도 낮아지긴 마찬가지였지만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이제는 성장과 별도로 질적 측면의 해외건설 성과를 논의해야 할 시기가 됐다.

 한국 건설기업의 발전 방향

 우리 해외건설의 문제점으로 플랜트 편중이 꼽히지만 금융위기 후 플랜트 부문 성장세가 양호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건설기업의 고성장세도 플랜트 편중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해외시장의 지역ㆍ상품별 성장세와 우리 기업의 주력사업을 얼마나 부합시키느냐는 중요한 과제다. 향후 시장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해 사업 부문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성장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경기 변화에 대비해 건축ㆍ토목 부문 진출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유가 하락 등으로 중동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해 아시아, 중남미 등 성장세가 양호한 지역의 진출을 확대하는 일도 필요하다. 향후 아시아 권역의 도시화 가속화에 따라 해외 토목 및 건축상품에서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건설기업의 상품별 해외 매출 비중


 그러나 이런 지역 및 상품 편중보다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이 바로 자금원별 수주 편중 현상이다. 우리 건설기업의 해외수주 대부분이 해당 국가의 현지 발주자가 발주하는 사업을 직접 수주하는 건설사 도급 형태(2013년 기준 85%)인 탓이다. 이 밖에 시공사 금융이 7%, ADB(아시아 개발은행) 발주 4%, 기타방식 4% 순이다. 이와 달리 일본은 직접 수주, 즉 건설사 도급형태는 31%이고 일본 민간 산업자금에 의한 수주가 33%, 공공(자기자금)이 27%, 엔 차관 및 무상원조가 7%에 이른다. 일본의 해외 건설 수출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수출 형태는 더 다양하다(그림 6 참조).

 도급방식만 갖고 현 해외수출 규모를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자국의 민간과 공공자금에 의한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우리 건설기업의 지속적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민간자금(타 산업)에 의한 해외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건설사의 파이낸싱 등을 통한 사업개발 비중도 점차 늘려야 한다. 사업 자금원별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해외 건설시장의 변화무쌍한 환경에 대처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나아가 국토교통부가 목표하는 해외건설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간접적 지원 외에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공적자금 지원 확대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건설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튼튼한 수익 확보 역량을 갖춰야 한다. 최근 수 년간 해외 건설사업의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해외사업의 리스크 관리는 물론 기업의 수익성 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할 키는 결국 기업 경쟁력과 인적자원 경쟁력이다.

 현재 우리 기술자 양성이 해외시장 친화적으로 변화했는가, 해외 지역별 특성에 맞는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엔지니어링ㆍ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는 해외건설 진출 초창기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과연 얼마나 진보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스러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제대로 점검되고 제대로 대처할 때 우리 건설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석인 연구위원, 성유경 책임연구원

 정리=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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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jinny@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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