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자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일본 사회의 이해 당사자 사이에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진 개인 예금주와 지방은행은 한숨을 쉬는 반면,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부동산 업계는 ‘휘파람’을 불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시중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대응책으로 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자산 대부분을 예금으로 보유한 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례로 대형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경우 이날부터 예금 금리를 연 0.102%에서 0.001%로 내리면서 100만엔(1062만원)을 맡긴 예금주의 연간 이자 수익은 불과 10엔(106원)에 그치게 됐다.
여기에 더해 다른 대표적 대형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은행도 예금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은행예금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 중에서 부동산투자신탁, 주식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의 비율을 늘리려 하는 이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더불어 종전 국채 투자에 크게 의존해온 지방은행들도 새 활로를 찾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지방은행들로서는 지방 경기가 침체하면서 대출을 해줄 곳이 마땅치 않자 한동안 국채 투자 비중을 늘렸는데,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자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17일자 요미우리 신문에 의하면,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요시자와 료지(吉澤亮二)는 “지방은행은 중앙의 대형은행들보다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대형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 하에 향후 1년간 전년 대비 8%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지방은행은 15%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 업무와 해외사업 육성에 주력해온 중앙의 대형은행들과 달리 지방은행은 지역 기업에 대한 대출과 국채 투자가 주요 수익원이어서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요미우리는 지방은행 간의 인수합병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면서 “앞으로는 규모로 승부하는 지방은행 또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가진 지방은행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금융청 간부의 견해를 소개했다.
그런 반면, 건설비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판매 실적이 둔화했던 부동산 업계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의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모기지론 금리 하락 전망 속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증권거래소의 부동산투자신탁(REIT) 지수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첫날인 16일 전날 대비 2%포인트 올라가며 이틀 연속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