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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3D프린팅의 건설산업 접목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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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22 15:30:15   폰트크기 변경      
   

 

3D프린팅이 화두다. 여기에 나노 테크놀로지를 입혀 4차원 개념을 구현한 4D프린팅 기술로 진화할 기세다. 2013년 글로벌 3D프린팅 시장규모는 25억 달러. 5년 후인 2018년에는 162억 달러의 초대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들도 잇따른다. 세계 각국도 미래산업의 혁신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 아래 기술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고 시장 선점을 위한 산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그러나 3D프린팅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선진국들의 주요 타겟은 제조업이다. 건설업과 관련한 3D프린팅 정책을 수립하고 이와 관련한 정부투자 및 전략계획을 수립한 사례는 거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R&D 연구과제들 가운데 3D프린팅 관련 과제는 단 3건에 그친다. 또한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건축 분야 특허도 단 1건(3D프린팅 및 이를 이용한 철골콘크리트 구조물 시공방법)이 전부다. 앞선 선진국도 건설 부문의 3D프린팅 접목은 걸음마 단계다. 국토교통부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통해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WPS 특허정보서비스의 데이터 분석상 건축과 직결된 3D프린팅 관련 특허는 14건에 그쳤다. 최근 3D프린팅을 활용해 6층 주거용 빌라를 건설해 이집트 수출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 11건으로 가장 앞서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3D프린팅 기술개발 조류에서 건설만은 아직 초기단계. 뒤집어보면 세계적 추세에서 뒤쳐진 우리로선 시장 선점의 기회다. 국내의 건축 분야 3D프린팅 활용은 더 열악하다. 일부 건축모형이나 인테리어 소품 제작 정도로 한정되며, 실제 건축물을 구현하려면 갈 길이 멀다. 국토부도 이런 판단 아래 한국기술교육대, 한양대, 한밭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이 가세한 산학협력단을 꾸려 ‘건축물 대상 3D프린팅 장비 및 설계기술 개발 기획 보고서’를 작성하고 4단계에 걸친 R&D 로드맵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다.

3D프린팅 시장 현황과 구현 사례는

기존의 틸트업(Tilt-up)이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방식과 비교해 낮은 성능ㆍ품질과 긴 공기, 높은 비용 탓에 아직 건설부문의 3D프린팅 성공 사례는 찾기 어렵다. 3D프린팅 부문의 기술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유럽, 중국도 기초적인 연구개발이나 Mock-up 수준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수준이다. 기초ㆍ실험적 시도는 잦지만 미국 백악관 모형(메이커봇 사)이나 에펠탑ㆍ펜웨이파크 야구장 모형(스트라타시스사)을 찍어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스틸블루, 오토데스크)을 미니어처로 만드는 정도다.

최근 들어 실제 구조체 단위의 적용사례도 속속 나오는 추세다. 가장 앞선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윈선장식디자인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 3D프린터를 사용해 6층 높이의 주거용 빌라를 건립하는 데 성공했다. 1100㎡ 면적의 빌라 건설에 든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1억7000만원. 이 빌라를 기반으로 이집트 정부와 다층집 2만개를 공급하는 계약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3D프린터를 활용한 건설은 철골을 삽입할 수 없기 때문에 골조 안정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로 인해 3D프린팅 건축물은 1층 이상은 구현하기 어렵다는 게 통례였지만 이를 깨뜨렸다. 벽체를 건설할 때 벽체의 단면을 지그재그 패턴으로 출력해 빈 공간에 철근이나 철골 등의 보강재와 단열재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고 이를 통해 최대 12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는 게 이 회사의 발표다.

사용된 3D프린터는 높이 6.6m, 너비 10m, 길이 40m의 초대형이다. 건물의 외형뿐 아니라 내ㆍ외부 장식까지 완벽히 제공했고 건물의 바닥과 벽은 제작 후 다시 적당한 크기로 분리해 현장으로 운반했다. 특히 콘크리트, 유리섬유, 모래 등은 물론 건축 폐기물, 광물찌꺼기, 도시폐기물 등의 건축재료 활용도 가능해 친환경성도 인정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도 초대형 3D 콘크리트 프린팅기술인 콘투어 크레프팅 계획을 발표하고 230㎡ 규모의 주택을 시공했고 현재 나사의 미항공우주국과 공동으로 화성, 달 등의 우주기지를 현지의 재료로 만드는 3D프린팅 기술을 개발 중이다. 네덜란드 정부도 건축업체인 더스 아키텍츠사와 공동으로 암스테르담 북부 지역 운하에 2층 건물을 짓는 3년짜리 ‘3D프린터 캐널 하우스’ 프로젝트를 2014년 3월 착수했다.

3D프린팅을 활용한 자재 제작 시도도 눈에 띈다. 영국 러프버러대 소속의 IMCRC는 프리폼 컨스트럭션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1t 무게의 강화콘크리트 벤치를 3D프린팅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S’자형으로 구부러진 복잡한 형태의 콘크리트 패널을 제작했다. 현재는 스웨덴의 스칸스타사 등 전문업체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콘크리트 3D프린팅 로봇의 개발 및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실물 크기의 주택, 빌라 등을 건설해 분양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갈길이 멀다. 대부분의 시도가 출력물의 표면이 고르지 않은 FDM방식으로 이뤄질 분 아니라 현재 사용되는 소재의 일정 수준 이상 강도도 보장되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내부 설비 및 단열 등은 여전히 기존의 모듈러공법 등의 방식으로 별도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건축방식과의 경제성, 효율성, 생산성 등을 비교할 때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글로벌 시장의 상용화는 단기간에 힘든 수준이다.

세계 3D프린팅 시장 선도할 전략은

3D프린팅 기술 면에서 한국은 후발주자이지만 건설업에 특화된 기술은 선진국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정부 주도 아래 R&D 역량을 집약하면 건설 분야의 글로벌 3D프린팅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게 산학협력단의 연구 결과다. 이를 토대로 건설업 기반의 새로운 방식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3D프린팅 건축물, 공정, 소재에 더해 시장형성에 필요한 기술까지 구현할 복합적 연구를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국토부는 각각 4개 단계에 걸친 중장기 연구개발을 계획했다. 올해 착수할 1단계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건축상품의 기획 및 설계, 소재, 장비, 제반 연구개발 인프라 기획을 통한 축소모형 검증에 나서고 내년 건축상품군별 검증단계에 들어간 후 2018년 테스트베드 검증을 거쳐 2019년까지 마켓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질 2단계 연구개발은 3개년에 걸쳐 3D프린팅 건축 상품개발 및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고 대형화 및 다중복합화 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대형화ㆍ고층화 단위의 모듈 모형을 검증한다. 이어 융복합 성능의 소재 및 장비를 개발하고 마지막 3차 년도에는 3D프린팅 건축상품 및 마켓 프랫폼을 테스트베드로 검증하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3단계와 4단계 연구는 이들 성과를 감안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단기 사업화가 힘든 건설 부문의 3D프린팅 기술 특성상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힘든 점과 열악한 예산 사정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3D프린터만 해도 다른 제조업을 통틀어도 90% 이상이 수입품이고 이와 연계된 소재나 소프트웨어 개발도 지지부진하다. 특히 건설업은 사실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최근 두드러진 건축물, 시설물 설계의 극단적 부정형화에 따른 전통적 생산방식 한계와 건설산업의 미래 먹거리 개척이란 측면에서 3D프린팅은 피하기 힘든 대세임은 분명하다.

건설ㆍ건축 분야의 3D프린팅 기술 장착은 형상의 다양성, 정밀성뿐 아니라 대량생산 기반의 제조업 특성을 효과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최근 대두되는 시장의 다품종 소량생산 요구에 적기 대응함으로써 건설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창조경제화를 견인할 기회란 게 산학협력단의 기대다. 협력단은 1단계가 마무리될 2019년이면 건축용 3D프린팅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 건설 부문에서는 선두주자들과 대등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2단계 연구와 병행해 3D프린팅 기반의 스마트건축물 구현이 가능한 법ㆍ제도 정비까지 마무리하면 차세대 와해성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건설과 건축기술의 융복합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리=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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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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