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다소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의욕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아직 정책 기조의 변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신화통신의 논설과 마쥔(馬駿) 인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에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논설에서 인민은행의 금융정책이 앞으로 몇 달간 일정 수준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더 신중한 경향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향후 정책 운영은 성장을 계속 뒷받침하되 거시 경제적 리스크, 특히 기업 차입의 지나친 확대를 차단하는 데도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가 잇따라 등장한 것은 지난 15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의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긍정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산업생산과 채권투자에 이르는 여러 가지 지표가 전망치를 상회한 것은 금융완화와 재정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여신 증가율은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었다.
내티시스은행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태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성장을 원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거품을 일으키는 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쥔의 경고가 거품을 막지 못할 가능성을 위험요소로 꼽았다.
3월의 경제지표에서 반전이 나타나자 일부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6.4%에서 6.6%, UBS는 6.2%에서 6.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UBS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융과 재정정책 완화가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규여신 공급이 GDP 대비 30%를 넘고, 소비자물가지수와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 만큼 여신 공급은 안정되고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