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초저금리 상태인 일본에서 자금조달을 계속 늘리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15년에 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한 액수는 26억달러(약 3조원), 계약 건수는 14건으로 2014년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뒤인 지난 3월의 계약 건수는 4건으로 월간 단위로는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닛케이는 외국기업으로선 초저금리가 계속되는 일본에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자금운용이 어려운 일본 지방은행 등에는 외국기업이 유망한 투융자 상대가 되면서 서로에 유리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12월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있으므로 금융기관의 자금여력이 있어 조달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유망한 자금조달 시장으로서 계속 부상하는 분위기다.
미즈호은행 측은 닛케이에 “특히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후에는 수면 아래에서 미국과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자금조달 계획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 3월에는 프랑스 곡물 거대기업 루이 드레퓌스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신탁은행과 리스회사, 지방은행과 함께 125억엔(약 1295억원)을 협조융자했다.
협조융자는 하나의 융자 대상 사업에 대해 복수의 금융기관이 자금을 분담해 빌려주는 방식이다.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외국기업의 소속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에는 미즈호은행이 남아프리카의 스탠다드은행에 1억4000만달러의 융자를 했다. 아프리카 기업이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처음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파나마, 네덜란드 등의 기업도 일본에서 자금을 융통했다.
일본의 지방은행은 외국기업에 새롭게 자금을 조달해주는 주체로서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일본 지방에서의 융자가 금융완화로 수익률이 계속 축소되는 것은 물론 금액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해외투자 경험도 부족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지방은행들은 최근 들어 메가뱅크가 주도하는 융자단에 참가하는 형태로 외국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융자하는 노하우를 축적해가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예전에 실시한 해외융자 때 지방은행을 참가시키는 구도를 개발했다. 3월에는 미국 프로젝트 협조융자에 이바라키현 조요은행이 2000만달러(약 229억원)를 맡았다.
미즈호은행이 3월에 조성한 대만 리스회사 차이리스에 대한 8000만달러 협조융자에도 신세이은행은 물론 오카야마현을 기반으로 하는 주고쿠은행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