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용카드 시장을 개방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포함한 외국 회사들의 중국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8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감독위원회는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신용카드 회사들에 공정한 활동 무대를 조성하고 더 많은 회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방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신용카드 시장을 개방한 것은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외국 신용카드 회사에 대한 영업 금지 조치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의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속적인 로비를 벌여왔던 비자와 마스터카드 측은 이번 발표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이 개방되면 토종업체 유니온페이의 오랜 시장 독점 구도는 끝나게 되는 셈이다. 유니온페이는 인민은행이 설립하고 국유 은행들이 다수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현재 중국에서 유통되는 신용카드는 54억장에 달하며 유니온페이가 취급한 거래액은 연간 55조위안(8조4000억달러)이다. 우리 돈으로는 9700조원이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소비액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다.
중국인들이 현금 다음으로 신용카드를 중요한 결제수단으로 삼고 있어 신용카드 회사들에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은 2020년에는 세계 최대의 신용카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민은행과 은감위는 허가 신청 자격에 대해선 중국 국내 법인에 10억위안(1억5200만달러) 이상의 등기자본을 가진 사업자로 제한하고 반드시 중국의 국가 안보 및 사이버 안보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격한 외국 신용카드 회사들은 국내 사업자에게 요구되는 것과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밟아 영업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안보 심사를 통과하면 국내 카드 회사들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인민은행은 외국회사들로부터 신청서를 접수하면 90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승인을 얻은 회사들은 1년 안에 영업준비를 마쳐야 한다.
상하이 상업은행의 데이비드 궈 최고경영자는 유니온페이의 국제시장 진출 과정에서 보듯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중국 시장 진출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니온페이가 사용자들을 묶어 놓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어 외국 신용카드 회사들이 경쟁해 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