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정보기술을 조합한 핀테크(fintech) 사업을 하는 기업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올해 투자액이 전 세계적으로 240억달러(약 26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핀테크가 빅데이터 처리를 포함한 기술혁신과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2015년을 전후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송금·결제, 투자·자산관리, 보험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세계 전체의 투자액이 2014년까지 100억달러를 밑돌았지만 작년에 197억달러로 배증한 데 이어 올해는 20% 늘어난 2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0년에는 461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투자액의 60% 이상은 미국이 차지했다. 개인용 결제나 온라인융자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컴퓨터프로그램이 개인자산운용을 안내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유망하다.
일본에서는 해외 핀테크 흐름을 추격하는 형태로 투자가 늘기 시작했다.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이 9일 설정하는 투자신탁 ‘글로벌AI펀드’에는 이미 700억엔이 넘는 자금이 몰려들었다. 올해 일본에서 신규 설정된 투자신탁 가운데 최대규모다. 이 투자신탁은 핀테크 기업을 포함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라쿠텐은 작년 11월 핀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 펀드를 설립했다. 북미나 유럽을 중심으로 결제·송금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을 발굴한다. 벤처기업과 협업을 추구하는 기업중개도 한다.
금융기관의 출자도 늘어나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아시아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는 싱가포르 펀드에 최대 2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SBI홀딩스의 ‘FinTech펀드’는 300억엔을 모아 60억엔의 투자실적이 있다.
시로타 마고토 노무라종합연구소 상급연구원은 “미국에서는 금융주역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기업에 대한 투자금 유입이 새로운 금융서비스 창출을 통해 금융업계 세력판도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핀테크 서비스는 자금이나 인원, 점포 등의 자원 규모가 작아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유망 벤처기업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저비용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기존 금융대기업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기술혁신이 진행되는데, 각국의 법제도나 규제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과제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